• '매파본색' 이주열 "0.25%p 더 올려도 긴축 아냐"···1.75%까지 '사정권'
  • "5명 중 4명은 변동금리인데"···0.75%p 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도 9.6조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월 14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했다. 이번 인상 결정에도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가) 한 차례 더 오르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연내 최소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화당국이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그간 빠르게 불어난 가계부채 속 이른바 '영끌족'과 '빚투족'의 이자부담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파본색’ 이주열 “0.25%p 더 올려도 긴축 아냐"···최소 1.75%까지 '사정권'

1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1.0%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한 연 1.2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연 1.25%로 복귀한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앞서 한은은 2020년 5월 코로나 사태 충격에 대응해 종전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한 후 1년 넘게 동결하다 지난해 8월 0.75%로 조정하며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어느 때보다도 강경하게 '매파적 본색'을 드러내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못 박았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현재 경제 상황, 성장, 물가 등 여러 기준을 놓고 평가하게 된다"며 "이날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그리고 전망 등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한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 금리 인상 명분 쌓기에 적극 나섰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배경 중 하나로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 수준에서 한 차례 추가 인상을 하더라도 여전히 통화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 저희가 추정하는 중립금리 수준, 준칙금리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비춰 보면 기준금리가 연 1.5%로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가 통상적으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해 나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두 차례, 최소 1.75%까지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5명 중 4명은 변동금리인데"···0.75%p 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도 9.6조 ↑

그러나 한은이 발길을 재촉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당장 지난해까지 장기간 계속된 저금리 기조 속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나 '빚투족(빚을 내 투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연) 금리가 연 6%대까지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은 금융안정국이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이자부담액 산출 결과를 보더라도 차주들의 부담을 대략적으로나마 가늠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 기준금리 인상폭과 은행 대출금리가 동일하게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 시 3조2000억원씩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8월부터 이날까지 금리가 총 3차례(0.75%포인트) 인상된 만큼 최근 5개월간 늘어난 가계의 이자 부담은 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대출자 1명이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규모 평균치 역시 금리 상승 전 289만6000원에서 338만원으로 48만4000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상승에 따라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하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9월 74% 안팎에서 같은 해 12월 말 82.3%로 더 높아졌다. 

문제는 이 같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점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기 긴축을 시사하면서 올해 세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가계부채 부실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 발표 당일 “경제주체들은 저금리가 상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금리상승 국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민간 스스로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고 조금씩 나누어 갚는 관행’을 통해 불필요한 부채는 줄여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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