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격인상 한파] 소비자 '난감' VS 업계 "어쩔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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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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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커피 판매대를 쳐다보며 지나가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이어진 가격인상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난감해 하는 반면,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격인상을 앞둔 업체들 역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눈치만 보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8.7%나 오르며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농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뛰어오르고 있다. 

업체들 역시 가격인상의 주된 이유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제품을 만드는 데 쓰는 재료비와 인건비 등이 해가 바뀌는 시기에 많이 올라 연말과 연초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8년 가까이 커피 가격을 동결해 온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이 최근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데는 급등한 원두 가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1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되며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대비 2배 급등한 수준이다. 각종 원부재료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도 가격 압박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최근 원두 가격이 급등하는 등 각종 원·부재료 가격이 오르고,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 다양한 가격 압박 요인이 누적돼 음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3차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동반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제과, 라면, 과자 등도 같은 이유로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도 주요 재료인 소맥과 팜유의 국제가격이 대폭 상승해 당분간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 팜유 등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애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며 "식품 전반에 대한 도미노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랜차이즈업계 역시 원재료비 상승과 부자재 원가 상승 등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연이어 백기를 들었다. 해마다 오르고 있는 최저임금도 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올해 9160원으로 5년 만에 41.6% 올랐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 배달앱 수수료 부담, 원부자재 인상 등의 외부적인 요인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점주들이 먼저 가격 인상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악순환이 이어지며 가격인상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반감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째 수익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점차 매출이 줄고 수익성도 떨어져 힘든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의 반감 때문에 내부적으로 감당하려 노력했지만 더이상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일각에선 업종간 가격인상에 대한 잣대가 다르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IT제품, 자동차 등과 같은 고가 제품의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대하지만 유독 식품, 외식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IT제품과 자동차 등과 같은 고가 제품은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수요량에 변함이 없다"면서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소비자들에게 민감도가 높아 그동안 쉽게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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