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줄에 앉아 눈물 훔친 文…탁현민 "2시간 동안 겨울 바람 맞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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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01-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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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통해 순직 소방관 영결식 뒷얘기 전해

  •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석…조사 없이 헌화·분향만 준비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1월 8일 오전 평택시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엄수된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시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합동영결식에 참석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늦은 밤, 아니 오늘 새벽 지시를 받았다”면서 “(문 대통령이) 평택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 참석하시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라기보다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는 것이니, 별도의 의전이나 형식을 갖추려 말고, 영결식 참석자 이상으로 준비하지 말라는 말씀과 함께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사는 어떻게 하시겠느냐”는 탁 비서관의 질문에 “조사 없이, 그저 순서가 허락하면 헌화와 분향 정도로”라고 답했다고 한다.
 
탁 비서관은 “영결식장에 도착한 대통령은 별도의 소개 없이 열의 뒷자리에 서서 운구와 유족들을 맞이하셨고, 동료들의 조사를 경청하셨고, 유족들의 헌화와 분향을 지켜보셨다”면서 “그렇게 모든 식순의 마지막에서야 일어나셔서 홀로 분향하시고, 유족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운구행렬의 뒤를 따르는 유족들과 함께 나란히 걸음을 옮기시면서 세 분 소방관의 마지막을 함께하셨다”면서 “조사 한마디 하지 않으신 그 두 시간 동안,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내려쓰지도 않은 마스크를 자꾸 밀어 올리며 눈물을 찍어내던 모습을 나는 조용히 봤다”고 말했다.
 
이어 “영구차가 떠나기 전 20여분 동안 순직소방관들의 동료들과 함께 겨울 바람을 맞으며 서 계신 대통령의 모습이, 나는 추웠다”면서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고 지난 소방의 날, 대통령이 소방관들에게 했던 말씀이 자꾸만 생각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탁 비서관은 고인이 된 소방관 이형석(50) 소방위, 박수동(31) 소방교, 조우찬(25) 소방사의 명복을 빌었다.
 
세 소방관은 지난 5일 밤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명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순직했다.
 
문 대통령의 영결식 참석은 전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빈소 조문 등을 보고받은 뒤 당일 새벽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순직 소방관의 마지막 운구차량이 떠날 때까지 함께하며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이흥교 소방청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과 소방대응체계 정비를 지시했으며, 장의위원장인 오병권 경기지사 권한대행에게 공사 현장의 위험물질 관리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경기도는 고인들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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