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정성 논란 게임 '와이푸', 버젓이 15세 이용가 자체 등급 분류
  • 개발자가 설문지 통해 직접 등급 분류...게임위 "사후 관리한다"
  • P2E부터 선정성 논란까지...전문가 "자체등급분류 제도 개혁해야"
전 세계 양대 앱 마켓 중 하나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게임이 1위를 차지했다. 게임관리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실효성을 위해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적용 중이지만, 관리에 한계가 보였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게임인데 옷벗기기?...구멍난 자체등급분류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Waifu)' 게임 화면 [사진=모바일인덱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게임 ‘와이푸’가 연말연시에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게임 분석 사이트 ‘모바일인덱스’는 지난 12월 30일 이후부터 이달 3일까지 구글 플레이에서 와이푸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00만건을 넘어섰다.

아내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wife'의 일본식 발음(ワイフ)을 한글로 표기한 형태인 와이푸는 이용자와 여성 캐릭터가 가위바위보를 하는 단순한 게임이다.

다만, 이용자가 승리할 때마다 캐릭터의 옷이 하나씩 제거된다는 점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용자가 끝까지 승리하면 여성 캐릭터는 속옷 차림이 된다. 15세 이용가인 와이푸는 미성년자들도 별다른 제약 없이 이러한 장면을 접할 수 있다.

와이푸를 이용했다는 한 누리꾼은 “이건 그냥 여성 캐릭터의 옷을 벗기는 가위바위보 게임일 뿐이다. 자극적인 게임이 왜 구글 플레이에 올라온 건지 모르겠다. 15세 이용가인데 너무 선정적이어서 미성년자가 플레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개발사가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남자친구로 변신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 모든 소녀들을 정복해 그들의 비밀과 어울리는 도전을 수락하게 된다고 소개한다. 게임 제목과 내용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요소가 노골적으로 등장하는데도 15세 이용가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구글은 구글플레이에서 와이푸를 검색하거나 다운받지 못하게 숨김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다운받은 이용자들은 여전히 게임을 즐기는 중이다.

이영일 한국청소년정책연대 대표는 전날 본인의 SNS를 통해 “논란이 커지자 구글 플레이 측은 이 게임을 ‘숨김’ 처리했지만 청소년이 얼마나 이 게임을 내려받았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상태이고 이미 다운받은 청소년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게임위는 현재 앱 마켓에서 사라진 와이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유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제재를 가하기 어려운 상태다. 게임 시장이 글로벌하게 운영되는 상황에서 국내의 자체등급분류 제도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은 무조건 게임위한테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규정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P2E부터 선정성 논란까지...사각지대 보이는 자체등급분류 제도

P2E 논란에 휩싸인 모바일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사진=나트리스]

일각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시행 중인 자체등급분류 제도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게임개발업체는 게임 출시 전 게임위로부터 등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됨에 따라 게임위는 효율성을 위해 게임 등급 부여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마련했다.

자체등급분류란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지정받은 사업자가 등급분류기준 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약한 별도의 기준에 따라 서비스하는 게임물을 자체적으로 등급분류하는 제도다.

실제로,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는 개발자가 앱 마켓에 게임을 유통하기 전 자체적으로 게임을 분류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개발자는 앱 마켓에 게임을 등록하기 전 설문지만 작성하면 등급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즉, 게임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하고 유통한 뒤 플랫폼 유통자나 게임위가 사후 관리를 하는 형식인 셈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사업자가 게임위와 동일하게 등급을 부여하고 관리 감독을 같이하는 역할을 맡는다. 모니터링하면서 수정할 부분이나 재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파악되면 게임위가 직접 안내를 한다”고 설명했다.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구멍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게임위는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에 대한 등급 분류 결정 취소를 의결한 바 있다.

무돌 삼국지는 게임 내 미션을 완료하거나 순위 보상에 따라 토큰을 나눠주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해당 토큰은 다른 암호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면서 현재 게임위가 금지하고 있는 P2E 게임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무돌 삼국지 역시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해서 유통된 게임이다. 뒤늦게 게임위가 제재를 가했지만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개발사에게 환불을 요구하는 등 이의를 제기하며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지난해 게임위가 이미 출시된 블록체인 관련 게임에 등급 분류 취소 판정을 내린 게임은 15개가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게임학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2020년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도 선정성 논란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를 보면 구글이 게임 자체등급분류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이 심의 기준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차제에 이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위의 근본적 구조 개혁과 쇄신을 시행해야 한다. 게임위는 예산과 인력 한계를 이유로 구글, 애플 등 플랫폼 기업에 심의를 위탁하는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운용 능력은 물론 사후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자체 등급분류사업자 지정 후 조사 및 평가가 연 1회에 그쳐 제대로 된 감시와 위반 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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