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도입한다는 게임사 0.7%였는데... 3개월새 90% 이상이 “적용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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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12-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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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률형 아이템 등 기존 사업모델 한계에 블록체인으로 새 시도

  • 블록체인 도입 발표 시 주가 고공행진... 재미가 우선이란 지적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게임사가 3개월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사들의 대표적인 사업 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이 이용자들의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블록체인 기술 접목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제작사, 게임 유통사(퍼블리셔) 1046곳 중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거나 도입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0.7%에 불과했다. 올해 6월 10일부터 7월 30일 사이 진행된 면접 조사 결과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도입하겠다는 게임사 비중이 25.1%, 인공지능(AI)은 20.5%, 빅데이터 19.3%, 클라우드가 18.5%라는 점과 비교하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게임사들의 시선은 사실상 외면에 가깝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웹젠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NFT 기술을 내년부터 게임사업에 접목하겠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의 한 종류로, 디지털 상품이나 콘텐츠에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해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일종의 증명서로, 디지털 자산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 분야에 NFT를 적용하면 이용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얻은 게임 아이템의 자산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거래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이 디지털 자산이 돼 장터를 통해 거래하고, 이를 디지털 화폐로 교환해 수익을 창출한다.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란 개념이 등장한 것도 블록체인과 NFT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게임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에 빠진 건 과금을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P2W(Pay to Win)’ 사업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고, 임직원들의 연봉과 성과급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반대로 이용자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게임사들이 수익을 올린 만큼,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소비하면서 쌓였던 부정적 경험들이 게임사를 향한 분노로 변했다.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이용자들의 트럭 시위와 불매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게임사들은 자발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범위를 넓히고,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에 관한 개선 방안을 설명하는 게시판도 만들거나 간담회를 진행해 신뢰 회복에 나서왔다.
 
또한 블록체인·NFT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면 시장으로부터 미래를 대비하는 기업으로 인식돼 주가가 고공행진 하는 점도 게임사들을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일례로, P2E 모바일게임 ‘미르4’를 서비스하는 위메이드(코스닥 상장)는 지난달 기준, 3개월 사이에 주가가 500%가량 증가했다. 이에 위메이드의 박관호 의장은 한때 국내 주식 부호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블록체인, NFT 기술 적용에 앞서 게임의 본질인 게임성과 재미를 먼저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도 게임에 NFT 기술을 접목할 수 있지만, 이것이 게임의 재미를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 또한 “먼저 (NFT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용자 입장에서의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프로포즈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NFT, P2E(Play to Earn) 게임은 기술보다 유저들이 (게임 내에) 머물고, 창의성을 찾도록 하는 게 성과의 열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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