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전 세계 OTT 구독 늘어나지만…2022년 1억5000만명 서비스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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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1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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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딜로이트 글로벌이 오는 2022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 대규모 이탈을 예고했다. OTT 다중 구독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지나친 유지 비용으로 인해 가입자들이 서비스 해지를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17일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 글로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일부 국가에서 월정액 가입형 주문형 비디오(SVOD) 해지율이 최대 30%에 달하고, 적어도 1억5000만명의 유료 가입자가 이탈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아리안 부카이유 딜로이트 글로벌 기술·미디어·통신 산업 리더는 "전반적으로 해지한 것보다 더 많은 신규 구독이 추가되고, 1인당 평균 구독 서비스 수는 증가할 것"이라며 "구독을 취소하는 소비자 중 대다수는 이전에 해지했던 서비스를 다시 구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경쟁적이고 성숙해가는 SVOD 시장의 모습이다. SVOD가 성숙하면서 비용 민감도가 다를 수 있는 글로벌 지역 간 성장은 다른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수익성의 경로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가장 많은 SVOD 서비스가 경쟁하고,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미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SVOD 시장은 주요 서비스들 사이에 텐트폴 콘텐츠(유명 감독, 배우, 거대한 자본을 투입해 흥행이 확실한 상업 콘텐츠)가 널리 퍼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업체들이 앞다퉈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더 많은 서비스를 구독하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소비자는 다양한 SVOD 서비스를 구독하는 비용에 민감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새로 가입하거나 해지하면서 원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구독을 취소하거나, 더 저렴한 광고 지원 서비스를 찾아 나선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인기 콘텐츠에 따른 OTT 가입자 등락이 나타나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넷플릭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948만명에 달했다. 8월 863만명보다 9.8%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 선보인 한국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영향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지난 1월 899만명을 기록했지만, 6월 790만명까지 감소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시장조사기관 라이트만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78%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훌루 등 SVOD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69%, 2015년 52%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이들의 해지율이 3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기 콘텐츠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SVOD 업체들은 최고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획득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지출을 계속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고, 소비자들에게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서비스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더 많은 미국 SVOD 업체들은 더 저렴하거나 무료인 광고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만들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다. 

미국 외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오는 2022년 유럽 시장에서도 SVOD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기준 유럽 전역에서 SVOD 가입자 해지율은 7~23%였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내년 해지율을 25% 미만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럽 SVOD 시장은 미국 모델을 모방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초창기 유럽 방송사들은 비교적 작은 규모로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유료 구독 서비스, 광범위한 콘텐츠 포트폴리오, 데이터 기반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SVOD 유료 구독 모델이 인기를 끌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광고를 내보내는 대신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무료 광고 지원 옵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글로벌, 로컬 SVOD 업체들이 선진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당 지역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월간 구독 비용으로 인한 가입 해지를 줄이기 위해 광고를 도입해서 콘텐츠 비용과 구독자 확보 비용을 상쇄하고 있다. 일부 대규모 로컬 사업자들은 더 많은 시청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국외 거주자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삼기도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무료 광고 지원 주문형 비디오(AVOD) 서비스가 지배적이다. 중국과 인도의 AVOD 구독자는 수억명에 달해, SVOD보다 인기가 높다. 

예를 들어 인도의 핫스타는 활성 사용자가 3억명에 달하는데, 이 중 유료 구독자는 4640만명에 불과하다. 중국의 아이치이(iQiyi)는 5억명에 달하는 시청자 중 약 1억명이 유료 시청자다. 이들 업체는 무료에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가격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무료 광고 지원 사용자를 유료 가입으로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독자를 통한 수익 확대로 높은 콘텐츠 수급 비용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전략이다. 아울러 혁신적인 콘텐츠와 게임, 음악 등도 제공하는 다중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해서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가입자를 모으고 수익을 창출한다. 이 같은 패키지는 가입자의 이탈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카이유 리더는 "아시아 모델은 미국의 SVOD 서비스가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과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사업자가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또한 "SVOD가 여러 시장에서 성숙해지면서 SVOD는 점점 더 광고 지원 모델을 기반으로 할 것이다. 또한 SVOD 성공의 지표는 가입자 수보다 모든 서비스와 소스의 전체 수익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며 "이는 동영상 콘텐츠 이상을 제공하는 미디어 회사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3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자는 2억1360만명, 디즈니+는 1억1810만명에 달한다. 아마존 프라임은 지난 2020년 기준 1억1750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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