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엘지가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 발행 10주년을 맞아 특집 보고서를 내면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인 만큼 대중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에릭슨은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에서 손꼽히는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에릭슨의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29.2%로, 중국의 화웨이(31.7%)에 이어 글로벌 2위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통신장비 사업을 전개하면서 그간 통신 시장에 대해 깊은 통찰력이 담긴 보고서를 많이 발간한 데다, 10주년 특집이라니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실망이 컸다. 한국 시장에서 한국 매체를 상대로 발표하지만, 한국 외 글로벌 시장에 관한 거시적인 수치만 가득했다. 2011년 대비 올해 모바일 트래픽이 300배 증가했다거나, 올해 말 기준 5G 가입자가 2015년 예측한 것보다 4배 이상 많다는 점 등은 흥미로웠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 관한 분석이나 통찰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위 '국뽕'이 아니라 실제로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한국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세계에서 최초로 5G를 상용화했고, 정부 조사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조사기관의 조사에서도 한국 통신 품질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오히려 소외됐다. 동북아시아 섹션에서 일부를 할애했을 뿐이다. 

페이스세터(선두주자) 발표에서도 숲만 있고 나무는 없었다. 순위를 매기는 것은 개별 주체들 간 경쟁을 유발해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각 기업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그러나 고객인 통신사들의 눈치를 본 것인지, 선두주자의 특징을 나열할 뿐 어떤 구체적인 점수나 등수, 업체명을 찾아볼 수 없었다. 1위도, 꼴찌도 없어 모든 사업자가 행복한 경쟁이지만 시장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줄지는 의문이다. 

비단 에릭슨엘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제와 내용만 다를 뿐 글로벌 기업이 간담회를 열 때 거의 매번 반복되는 일이다. 투자 계획을 물으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답하고, 한국 시장 공략 방안을 물으면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식의 의미 없는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미리 촬영한 동영상을 일방적으로 송출하기만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시장은 이들 기업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예산을 들여 한국 언론과 소통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의문이 깊어진다. 
 

[IT모바일부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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