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1.1.529·오미크론)가 감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혼종'이라는 외신 보도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6일 설대우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와 TBS 코로나특보 출연분을 바탕으로 해당 보도에 대한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HCoV)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혼종 발생 가능성은 유전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설 교수는 "이를 혼종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오보"라면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추정"이라고 단언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감기 바이러스란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인 4종의 '사람 코로나 바이러스(human coronavirus·HCoV)'를 일컫는다. 이는 오랜 시간 인간·동물과 함께 진화하며 병원성(위중증·사망 가능성)이 크게 약해지면서, 일반적으로 '유행성 감기'라고 부르는 경미한 호흡기 감염 증상을 일으킨다. 
 

지난 3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 아메리카 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모형을 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19와 감기의 혼종, 유전학적으로 불가능"
해당 보도에 대해 설 교수는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란 걸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이는 '개가 쥐를 새끼로 출산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보를 목적으로 한 유전자 분석 업체(엔퍼런스·Nference)의 발언을 워싱턴포스트(WP)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보도하자, 전 세계가 '100% 오보'를 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 교수는 유전학적으로 유전자 재조합이 발생하는 원리(혼종 기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선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원리는 각각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 △유전자간 이어맞추기(Trans-splicing·트랜스 스플라이싱) △재배열(reassortment)이다. 

일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리보핵산)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DNA(디옥시리보핵산) 수준에서 발생하는 상동 재조합 과정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 

다음으로는, 두 개의 RNA가 이어 붙여지면서 뒤섞이는 과정인 유전자간 이어맞추기를 통해서는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수 없다. RNA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해당 과정이 일어날 순 있지만, 이를 통해 생긴 혼종 RNA에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유전정보가 부족하기에 정상적인 바이러스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 재배열 역시 불가능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류를 불문하고 오로지 한 개의 RNA만을 갖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HCoV) 모두 단 하나의 RNA를 갖고 있기에, 두 바이러스가 동시에 감염된다고 해도 재배열을 통한 혼종 발생이라는 상황 자체가 성사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전자 재배열을 통해 두 가지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섞인다고 해도 그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거나'라는 두 가지 결론 밖에 나오지 않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만들어주는 유전정보인 단 하나의 RNA가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의 RNA로 대체되거나 혹은 그대로 남아있을 뿐, 이를 넘어선 '새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12월 6일 TBS 코로나특보에 출연한 설대우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사진=유튜브/TBS 갈무리]


설 교수는 관련 보도가 이런 오류를 일으킨 이유로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혼동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두 바이러스는 모두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기를 일으키지만(각각 유행성 감기와 독감), 감염증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전혀 다른 종류다. 다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8개의 RNA 조각으로 전체 유전체를 구성하고 있기에 유전자 재배열을 통한 혼종 발생이 가능하다. 
 
◇'혼종' 표현 없는 외신 보도...유전자 분석업체의 논문 인용
이번 논란은 지난 4일(현지시간) WP의 보도에서 촉발했다. 당시 WP는 '오미크론은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자 코드를 공유하기 때문에 더 감염성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Omicron possibly more infectious because it shares genetic code with common cold coronavirus, study says)'라는 제목으로 이와 같은 내용을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생체의학정보 분석 업체인 '엔퍼런스'의 연구진은 프리 프린팅 논문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감기 바이러스 유전자 코드의 한 조각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가 동시에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HCoV-229E)에 감염된 환자에게서 처음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프리 프린팅이란 동료 심사(피어 리뷰·Peer Review) 등 공식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공식 출판 전 미리 공개된 학술 논문이다. 

다만, 해당 보도와 외신은 혼종(Hybrid·잡종)이란 표현을 명시하진 않고, (WP)"유전 물질의 교환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possibly leading to an exchange in genetic material)" 혹은 (UPI)"유전 코드를 공유한다(share genetic code with)", (로이터)"(유전자) 조각을 집어들었다(picked up a piece)" 등의 서술어를 사용했다. 
 

미국 유전자 분석 업체 엔퍼런스(Nference)가 공개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미크론,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 [자료=엔퍼런스(N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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