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시끄러운 쌍방울 그룹의 다수 상장사가 사모 전환사채(CB) 제도 변경 직전에 '꼼수' 발행 결정을 내리면서 또 한 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출처=아주경제 DB]


6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방울 그룹의 아이오케이, 광림, 나노스, 비비안 등 4곳은 지난달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3분기 말 공시 기준으로, 쌍방울 그룹은 광림(12.04%)→쌍방울(13.46%)→비비안(30.64%)→인피니티엔티(19.2%)→아이오케이(9.96%)→광림의 순환출자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광림은 나노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특이한 점은 광림을 제외하면 대부분 순환출자 중인 기업들이 상호 출자했다는 점이다. 포문은 나노스부터다. 나노스는 16일 6회 사모 CB 250억원을 아이오케이 등에 발행했다. 이어 비비안이 25일 3회 사모 CB 100억원을 광림에, 아이오케이는 같은 날 18회 사모 CB를 비비안에 발행했다. 마지막으로 광림이 8회 사모 CB 200억원을 에스제이 조합에 발행했다.  

지난달 광림, 비비안, 아이오케이, 나노스 등이 사모 CB를 나란히 발행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CB 전환가격 조항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4개사는 자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구체적으로 공시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에 결정된 CB의 대금은 추후에 납입된다. 나노스, 비비안, 아이오케이, 광림은 각각 내년 △1월 20일 △2월 9일 △2월 4일 △2월 11일에 대금이 유입된다. 

소위 'CB 리픽싱'으로 불리는 조항은 이달 변경됐다. 기존 조건 대로라면, CB 리픽싱 조건으로 인해 주가가 떨어질 경우 CB의 기존 전환가격이 재조정돼 행사 가능 주식수가 늘어나게 됐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더라도 행사 가능 주식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 시 희석 위험까지 '이중고'에 항상 노출돼 있었다. 

게다가 CB 자체가 최대주주의 지분율 강화 수단으로 자주 활용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전환사채는 각각 99%, 98% 사모 형태로 발행됐다.  

하지만 이달부터 전환가격 조정을 다룬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됐다. 앞으로는 사모 발행 방식으로 발행하고 시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경우, 시가 상승 시 발행 당시의 전환가액 이내에서 전환가액을 높여야 한다. 즉, 주가가 하락 후 상승한다면 전환권 보유자는 '전환 후 행사 가능 주식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정황을 감안하면 쌍방울 그룹의 계열사들은 기존 CB 발행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도 변경 직전에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소액주주들의 이익은 뒷전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쌍방울 기업의 이번 CB 발행 결정은 전형적인 꼼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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