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1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사진=연합뉴스]

대선을 99일 앞두고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폭발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합류 거부에서 시작된 윤석열 후보 측과 이준석 대표의 마찰이 임계점을 넘어선 것. 이 대표는 30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실상 보이콧에 나섰다.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단 얘기도 나온다. 선대위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도 전 윤 후보의 리더십에 상처가 난 셈이다.
 
◆총체적 난국 尹선대위···보이콧 택한 李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한 언론사 주최 포럼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취소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금일 이후’ 이 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렸다. 갈등의 중심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캠프 핵심관계자)’이 있다. ‘윤핵관’은 한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를 막는 메시지를 내왔다. ‘윤핵관’은 전날 익명 인터뷰를 통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는 물 건너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한다”며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 ^_^P”라는 글을 남겼다. ‘^_^P’란 이모티콘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모양을 의미한다.
 
이 대표의 보이콧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 여부뿐만 아니라 선대위 인선 및 선거의 방향성 등의 문제가 총체적으로 불거진 탓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공동선대위원장 인선을 반대했는데, 윤 후보는 임명을 강행했다. 이 대표와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채 충청 일정을 함께한다고 공지하는 일도 생겼다. 이른바 ‘이준석 패싱’이다.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인 ‘청년층’ 공략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다. 이 대표는 평소 “2030세대를 위한 정책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견지해왔다. 2030세대를 ‘따로’ 떼어내 타자화하는 인식 자체가 청년층을 소외시키는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을 공개 모집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을 비롯해 모든 부처에 청년보좌역을 배치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사퇴 초강수 땐 野 자중지란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거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지 않는 등의 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선에서 패배했던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캠프가 잡탕이 됐다.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패싱 당할 바에는 자기들끼리 선대위를 운영하라고 하면서 상임선대위원장을 사퇴하고 당 대표로서 당만 지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충청을 방문 중인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배제한 선대위를 꾸릴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엔 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 패싱 논란이 선대위 잡음의 원인이냐’는 질문엔 “저도 잘 모르겠다.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뿐이다”라고 했다.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이 대표의 노원병 당협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이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당내 의견은 윤 후보 측과 이 대표 측으로 분열하는 양상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의 ‘여기까지다’ 발언은) 굉장히 파급력이 큰 메시지다”라며 “좀 민망한 일이다. 후보한테 안 좋고 국민들께도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틀림없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당무우선권’이란 게 후보에게 주어져 있지만 서로 설득도 하고 협의도 하고 다 해야 한다”고 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로 수석최고위원에 당선됐지만,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 당일까지는 수석최고위원이란 당직은 잊고 공보단장이라는 선대위 책무에 전념하겠다”며 이 대표를 에둘러 저격했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청년의 압도적 지지 없이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긴 매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 대표 패싱 논란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 대표 없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대선 승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태호 의원은 “차, 포 다 떼고 이길 수 있는 판이 아니다. 당 대표까지 설 자리를 잃으면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는 것이냐”라며 “누구든 말을 삼가고 자중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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