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정성호 "대전환기 대통령 '시장친화적' 이재명이 제격...尹 지지율 곧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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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박경은 기자
입력 2021-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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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투표일로 가정하면 李 승리...尹·李, 빨리 링 올라와야"

  • "尹 지지율, 분노·복수심이 기반...국민들 밥 먹여 주지 않아"

  • "국토보유세 전제는 기본소득 전면 실시...무조건 도입 아냐"

  • "李정부 출범 시 부동산정책서 文정부와 상당 차이 있을 것"

  • "李 정책 보면 이대남·이대녀도 지지할 것...尹은 이해 못 해"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박경은 기자] "민생과 먹고사는 문제를 생각한다면 20·30세대의 절망적 위기를 극복하고, 한 줄기 희망을 만들어줄 사람이 누군지 고민하지 않겠느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최측근인 정성호(4선·경기 양주)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본지 인터뷰에서 이 후보에 대해 "정말 시장친화적이고 친기업적인 사람"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정 의원은 "이 후보 철학은 확고하다. 기업 활동에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혁신할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정 의원은 이후 34년간 인연을 유지해 이 후보의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정 의원은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 이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려온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곧 지지율이 붕괴될 것"이라며 "현재 국민의힘 선거 전략이 가능한 한 후보를 뒤로 빼고 김한길·김병준 등 인물을 앞에 세운다는 것인데 그러면 안 된다. 두 후보가 빨리 링 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내일이 투표일이라고 가정하면 이 후보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긍정하며 "윤 후보의 지지율은 분노와 복수심에 기반한다"며 "냉정하게 생각하면 분노와 복수심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국민이 민생과 먹고사는 문제를 생각하면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명 당선=국토보유세 도입'은 오해"

-이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탄소세와 국토보유세 도입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오해가 있다. 탄소세는 어차피 도입할 수밖에 없다. 탄소저감협약에 가입해서 탈탄소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역 자체가 안 된다. 국토보유세도 오해가 크다. 이 후보가 기본소득을 전면적으로 실시할 경우 그 재원을 국토보유세를 걷어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후보가 기본소득 자체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청년, 장애인 등 분야별로 또 단계적, 순차적으로 실험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국토보유세 문제는 기본소득의 전면 실시가 우선 전제되면 전면적 세제 개편과 함께 논의해볼 문제지, 당선되자마자 도입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 후보가 '역(逆) 컨벤션 효과'에 빠진 것은 일시적 위기로 보나.

"어려운 문제다. 어쨌든 지지율이라고 하는 것이 늘 가변적이다. 2012년도 대선을 반추해보면 지금처럼 대선이 4개월가량 남았던 때에 박근혜 당시 후보와 우리 당 문재인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30% 가까이 났다. 20% 이상이었다. 근데 결과를 보니까 3.5%포인트 정도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국민의힘 경선 이후 양당 후보 표차가 10%포인트 정도인데 그렇게 의미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왜 우리 쪽에서 컨벤션 효과가 없었느냐.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경선이 너무 치열했기 때문이다. 굉장히 치열해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이후 이 후보 지지층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본다.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본다."

-이낙연 전 대표가 사실상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이탈하며 지지층 간 화학적 결합이 지지부진한데.

"이 전 대표가 이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후보에 대한 지지 행보를 본격적으로 하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적절한 시점에 등판하셔서 현장에서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본다. 그게 또 민주당 전통이다. 선대위도 마찬가지다. 선대위가 큰 규모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화학적 결합까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느껴서 '뭐라도 좀 해야겠구나'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선대위 전열도 금방 정비될 것으로 본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7인회 실체 없어...李, 비선조직 두는 스타일 아냐"

-이 후보 최측근 그룹 '7인회'가 경선 이후 2선으로 빠진 게 선대위가 부진한 배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이 언론이나 일반 국민에게 알려진 것과 다른 바가 많다. 이 후보가 소위 말하는 비선과 측근을 요직에 두는 분이 아니다. 7인회는 이 후보가 지난해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결심했던 초창기 지지했던 7명을 가리켜 언론에서 붙인 이름이다. 경선이 시작되면서 7인회 모임은 없었다. 이미 실체가 있는 조직이 아니다. 여러 번 말씀 드렸는데 언론이 믿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이다. 이 후보는 기본적으로 그런 비선조직보다 공식적인 의사 결정 라인을 신뢰하고 또 그렇게 운영한다. 저는 그게 맞는다고 본다. 측근 그룹이 없으니 의사결정 속도가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제 선대위가 제대로 정비되면 공식 의사 결정 라인도 확실히 정비되고 책임과 권한 소재가 분명해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

-눈에 띄는 외부인사 영입이 없다. 준비 부족 또는 폐쇄적 운용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외부인사 영입 얘기를 자꾸 하는데, 지금 야당은 얼마나 올드하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참신한 외부인사 영입이라고 보느냐. 아니지 않으냐. 이 후보는 경제정책 자문을 위해 대학교수들이 1000명 이상 참여했다. 군 장성도 수십명이다. 안보정책에 있어 외교관들도 20명 정도 자문하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부동산 문제 등에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사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건 의도적인 차별화가 아니라 그냥 다른 정권이 들어서는 것이다. 사람이 다르지 않으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과 차관이 다 바뀌고 수많은 공공기관장이 다 바뀐다. 정권이 바뀌는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기 때문에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이 바뀌면 국정 철학이 달라진다. '의도적 차별화'라고 얘기하는 게 이상하다. 이재명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당연히 다른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으면 문재인 정부를 따라가지 않고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으냐."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李정부, 부동산 정책서 文정부와 상당한 차이 있을 것"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 문재인 정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동산 정책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조세정책을 통해 수요를 억제하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 적정 수준의 공급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소득이 낮은 서민과 청년을 위해 양질의 장기 공공임대주택 대량 공급을 추진했지만 국민에게는 내 집 마련 수요가 있지 않으냐.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서민들이 자기 집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최근 대출규제 제한 등 손 봐야 할 게 많다. 자기 집을 마련할 통로를 만들어놔야지, 어떤 사람들은 평생 임대주택에 살게 할 수 없다. 또 이 후보가 당선되면 기본주택만 공급한다고 보는데 그건 아니다. 민간 공급을 더 활발하게 할 대책을 고민 중이다. 결국 재건축, 재개발 문제 포함해 민간에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표심이 관건이다. 별도 전략이 있나.

"저는 20·30세대만을 위한 정책을 제시한다고 해서 지지율이 높아질 것 같지 않다. 후보도 같은 생각이다. 결국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문제점, 위기를 과연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들이 알고 또 공감하고 있는지, 그게 불만 아니겠느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30대, 특히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것도 그들의 목소리를 일단 듣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얘기하는 그런 태도 때문이다. 그래서 이 후보도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동시에 이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자세가 돼 있는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 후보의 도덕성 논란으로 특히 이대녀(20대 여성)의 비토가 큰 상황이다.

"그렇다. 근데 이 후보가 성남시장을 하면서 했던 정책들 있지 않으냐. 다 자기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해서 한 것이다. 본인은 가난해서 중고등학교를 못 나와서 교복을 못 입어봤지만, 가난한 달동네 친구들이 학교 다니면서도 교복값을 걱정하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도입한 게 무상교복이다. 무상생리대도 전국 수많은 자치단체장 중 이재명만 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제일 먼저 왜 했느냐. 달동네로 시집온 이웃집 누이들이 산후조리할 곳도 없었지 않으냐. 애 낳고 공동화장실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데 무슨 산후조리를 하느냐. 인간다운 삶이 아니다. 이런 정책을 본다면 20·30세대가 '이 사람은 우리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나' 생각할 것이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단일화 얘기 일러...과거 심판보단 미래 개척 중요"

-윤석열 후보는 그런 삶을 이해할까.


"거기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게 이 후보는 자기 삶의 경험을 객관화해서 지금 젊은 세대들이 다른 형태의 고통을 겪는 것을 안다. 그나마 이 후보는 꿈이라도 꿨다. 고시를 봐서 계층 상승을 이루지 않았느냐. 지금 세대는 그마저 없다. 그래서 이 후보는 그런 상황을 이해한다. 그러나 윤 후보는 어떻게 보면 늘 금수저의 삶을 살았고 늘 슈퍼 갑이었다. 검사로서 재벌과 고위공직자를 잡아넣는 일만 평생 해온 분이 어떻게 국민 삶을 이해하고 20·30세대의 고통을 이해하겠느냐. 누가 학습시켜서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진정성 있는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진보빅텐트' 구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향후 판세에 따라 카드가 달라지겠지만 지금 단일화 얘기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다 완주한다고 하는데 단일화 대상이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국민이 정치공학적 얘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세 후보도 과거를 심판하겠다는 윤 후보를 바라는지 아니면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 사람,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사람과 정치를 할지 고민해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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