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비전펀드 CFO "중국투자 1~2년 뒤 재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민철 기자
입력 2021-11-21 17: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美 WSJ 인터뷰서 언급…"규제정착 기다려야"

  • 매분기 50~70사 80억~100억달러 투자 계획

  • 투자자 실적 우려에 "상장·엑시트 비율 좋다"

  • 암호화폐 가치산정 못해…인프라업체만 투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소프트뱅크 제공]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수천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벤처투자펀드인 '비전펀드(Vision Fund)'가 최근 급감한 중국 투자를 1~2년 뒤에 재개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 나브니트 고빌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19일 보도된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니나 트렌트만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 1호와 2호를 통틀어 250개에 달하는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뷰 직전 소프트뱅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연례행사 '핀커넥트 2021'를 개최했다. 핀커넥트는 비전펀드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담당자들을 초청해, 상장 준비 전략이나 회계장부 시스템 관련 질의응답 등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다.

인터뷰에서 트렌트만 기자는 "지난 분기 귀사의 중국 투자가 급감했다"라면서 "이게 향후 투자(방향)에 어떤 의미인가"를 물었다. 고빌 CFO는 "(중국의) 규제환경이 정착하도록 둬야 한다"라며 "최근 일어난 일을 살펴 보면 그게 '에듀테크' 분야든 디디(지난 6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든, 소비자 데이터의 민감성(문제)이 자리잡고 있다"라고 답했다. 

고빌 CFO가 "지금은 그런 유형의 기업을 멀리하고 있다"라고 덧붙이자, 트렌트만 기자는 "얼마나 오랫동안 그럴것인지"를 물었다. 고빌 CFO는 이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수십년이나 몇 개월을 말하는 건 아니다"라며 "1~2년 사이"라고 말했다. 짧게는 1년, 길어도 2년간 규제가 정착하면 다시 비전펀드의 중국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작년말 미국 도어대시, 올해 한국 쿠팡 등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상장(IPO)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주가는 거래 첫날 공모가(35달러) 2배까지 치솟았다가 공모가를 밑도는 내리막을 향하고 있다. 지난주 상장한 인도 모바일 결제 업체 '페이텀(Paytm)'도 첫 거래일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페이텀의 주가에 대해 고빌 CFO는 "우리는 그보다 가치가 훨씬 낮은 3~4년 전에 투자해서 괜찮다"라며 "(인도 시장에서) 그 가치는 아주 건설적"이라고 답했다.

소프트뱅크의 또다른 투자처인 차량호출·음식배달·디지털지갑 서비스 기업 그룹, '그랩홀딩스'는 올해 봄에 발표한 400억달러 규모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고빌 CFO는 "재무적인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 이런 (증권거래위원회 관련) 일들이 많이 있는데, 모두 양호하고 올해 말이 되기 전까지 진행될 것"이라면서 "더 일찍 있어야 했던 여러 SPAC(결합)이 지금 일어나거나 좀 늦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렌트만 기자는 "지난 분기에만 67개 회사에 140억달러를 투자했다"라며 "이 추세가 계속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빌 CFO는 "(비전)펀드 2호의 경우 우리의 평균 투자 규모는 1억~2억달러"라며 "이 회사가 검증된 사업모델을 갖고 있을 때 초기에 투자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실제 매출을 내고, 성장하며, 수익성이 있거나 수익 확보 방안을 갖고 있다"라면서 "(향후 투자 규모는) 분기당 50~70개 회사에 80억~100억달러 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이 비전펀드의 실적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고빌 CFO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펀드1호 전체 포트폴리오를 보면 1년 전만 해도 상장했거나 엑시트한 비율은 28%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4%가 상장했거나 엑시트했다"라며 "이건 투자자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만만한 비전펀드 CFO에게도 암호화폐의 가치를 산정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트렌트만 기자가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고빌 CFO는 "암호화폐 가치를 산정하기는 어렵다"라며 "우리는 '이게 암호화폐의 적정 가치'라고 알려주는 금융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암호화폐를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