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서에 서명하는 SBI벤처스 말레이시아의 이시와타 요시히로 사장(안쪽)과 벤처테크의 노리다 압둘 라만 사장(바로 앞) =2일, 슬랑오르주 (사진=NNA)]
SBI홀딩스는 2일, 말레이시아의 투자사업 자회사인 SBI벤처스 말레이시아가 말레이시아 국영투자사 벤처테크와 공동으로 벤처펀드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2일에는 슬랑오르주 사이버자야에서 공동펀드에 관한 계약서 조인식이 열렸다. 무스타파 모하메드 총리실 장관(경제담당)과 주말레이시아 일본대사관의 아라키 카나메(荒木要) 공사의 입회 하에, SBI벤처스 말레이시아의 이시와타 요시히로(石綿良裕) 사장과 벤처테크의 노리다 압둘 라만 사장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펀드의 명칭은 ‘벤처테크SBI캐피탈’. 운용기간은 7년이며, 최대 2년 연장할 수 있다. 설립 당초의 출자약속금액은 SBI벤처스 말레이시아가 600만달러(약 6억 8000만엔), 벤처테크가 1200만달러. 외부 투자가들의 자금도 모집할 예정이다. 운영은 펀드개설과 함께 설립한 합작사 벤처테크SBI가 담당하게 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 2월, 디지털 경제 부흥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마이디지털’을 발표했다. 기업 등의 디지털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2025년까지 디지털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22.6%까지 상향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공동펀드는 이 정책에 따라 산업분야에 투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투자대상 스타트업 기업은 얼리 스테이지라 불리는 초기단계에서, 사업이 궤도에 안착하고 있는 미들 스테이지 단계의 신흥기업. 구체적인 산업분야는 말레이시아에 고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테크놀로지, 환경기술, 핀테크(IT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등.
ICT와 핀테크 등의 분야에 대하서는 SBI의 글로벌 투자 네크워크를 활용할 수 있으며, 바이오테크놀로지의 경우, 순수한 투자차원을 넘어, 바이오・의료관련 사업은 그 자체로 그룹의 수익원 중 하나로 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환경기술은 벤처테크의 강점과 노하우, 지금까지의 투자실적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고 한다.
벤처테크는 총리실 산하 비영리 싱크탱크 말레이시아 고도기술활용 민관그룹(MIGHT)의 완전 자회사로 2009년 설립됐다. 말레이시아에서 바이로테크놀로지, 환경관련 산업 등 25개사 이상의 투자실적이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운용자산잔고는 약 6000만달러에 이른다.
■ 네트워크와 노하우 공유
SBI그룹은 현재,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18개국・지역에서 금융서비스・투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중 많은 수가 현지 제휴기업과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성사된 데에는 해외투자 네트워크를 확충하려는 SBI측과 말레이시아 내 투자・운용 노하우는 지니고 있지만, SBI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고자 하는 벤처테크간의 이해관계가 일치된 결과로 보인다.
이시와타 SBI벤처스 말레이시아 사장은 “벤처테크는 투자분야가 명확하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방침을 잘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며, 이번 공동투자펀드 설립으로 “양사가 지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비상장주 투자에 성장 여지
SBI그룹의 사모펀드 투자규모는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 57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앞으로도 운용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말레이시아증권위원회(SC)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의 2020년 비상장주 투자는 총 3억 3400만링깃(약 91억 4000만엔)으로, 그 중 대다수가 벤처캐피탈에 의한 것이었다. 이시와타 사장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봐도 여전히 작은 규모에 지나지 않다.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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