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에서는 "투자 결정 속도 너무 빨라"

세계적 투자 기업인 소프트뱅크 행보가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소프트뱅크는 단연 두드러지는 선두주자다. 한때 실패한 투자로 불렸던 위워크 상장까지 최근에 마무리되면서,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한 단계 더 도약을 준비하는 듯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올해 2분기부터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2분기 들어 소프트뱅크의 투자액은 약 130억 달러(약 14조89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앞서 1분기 소프트뱅크의 투자액이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억 달러 미만 규모에 그친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무엇보다 경쟁 기업으로 취급됐던 타이거글로벌과도 손을 잡고 여러 건의 공동 투자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투자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6일(이하 현지시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타이거 글로벌과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2건에 이어 올해에도 37개의 벤처캐피털(VC) 라운드에 공동 투자했다"면서 "이 두 메가펀드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스타트업 투자 

타이거글로벌과 소프트뱅크는 종종 치열한 라이벌 관계로 묘사된다. 올해 2분기부터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활발해진 것 역시 타이거글로벌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이 둘은 다른 투자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거대 투자펀드들의 공동 투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타이거글로벌과 소프트뱅크는 올해 들어 이미 37건의 투자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타이거글로벌은 소프트뱅크의 주요 주주다. 지난 2018년 타이거글로벌은 소프트뱅크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이후 타이거펀드는 소프트뱅크의 최대 주주 중 하나가 되기 위해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고 전했다. 

타이거글로벌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직접적으로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막후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소통하는 사이였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양측 모두 이 같은 보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두 메가펀드가 손을 잡는 이유는 또 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와 같은 거대 펀드가 스타트업 시장을 호령하는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가버렸다.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창업자들이 오히려 우위에 서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메가펀드들 역시 연합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양측의 협력이 강화됐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하겠다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 곳에 주식을 몰아줄 필요는 없다. 대신 여러 곳에 지분을 분배해 투자는 투자대로 받으면서, 한 투자사의 영향력이 집중되는 것도 막는 것을 선호한다. 때문에 해당 기업에 대한 지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소프트뱅크와 타이거의 공동 투자 대부분은 인도에서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플립카트다. 타이거글로벌은 이미 2009년에 처음 투자를 시작했으며, 소프트뱅크는 2017년에야 투자를 시작했다. 양측 모두 소유하고 있던 지분을 2018년에 월마트에 넘겼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지난 7월 다시 플립카트 재투자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플립카트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패한 투자로 불렸던 위워크 상장 뒤 적극적 행보 계속

지난 21일 위워크가 나스닥에 상장됐다. 한때 위워크는 소프트뱅크의 최대 투자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타이거글로벌과 함께 올해 하반기 더욱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최대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중 하나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가장 활발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분기별 집계 결과를 보면 소프트뱅크는 투자 건수와 규모 면에서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 3분기에만 48건의 투자 라운드를 단독 혹은 공동 주도로 참여했다. 투자액은 166억 달러로 2분기보다 증가했다. 가장 큰 공동 주도의 거래는 인도 전자상거래 대기업 플립카트의 36억 달러 규모 투자건이었다. 가장 큰 단독 금융은 한국 여행 플랫폼 야놀자에 17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었다. 그 외에도 터키의 전자상거래 업체 트렌디올, 인도의 음식 배달 플랫폼 스위기, 영국의 핀테크 리볼루트 등 투자에 참여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을 주목을 받고 있는 타이거글로벌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3건 투자 라운드를 이끌었다. 투자액은 2분기 61억 달러에서 3분기에는 72억 달러로 더욱 커졌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투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이 기술 기업들에 대한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소프트뱅크가 향후 중국 스타트업 투자에 신중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뒤로 물러서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4일 일본 소트프뱅크가 중국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겨냥해 베이징에 새로운 펀드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SCMP는 베이징의 `중일 혁신협력시범지구'에 소프트뱅크 벤처 아시아가 새로운 투자 부문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소프트뱅크 벤처 아시아는 지난 2018년 2억8500만 달러 규모로 초기 단계 중국 IT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한 바 있다"면서 "게다가 중일 혁신협력시범지구가 중국의 5개년 IT 혁신 프로젝트와 연계돼 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 벤처 아시아는 지금까지 17개 펀드를 통해 인공지능을 비롯해 사물 인터넷 및 스마트 로봇 등의 모두 250개가 넘는 글로벌 스타트업에 13억 달러 규모를 투자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한편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위워크 사태가 일단락 되기는 했지만, 소프트뱅크의 가속화하는 투자에는 여전히 위험한 부분도 있다"면서 "2021년 1분기 이후 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예전 위워크와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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