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악덕기업' 낙인...창사 이래 최대 위기 맞나?

최지현 기자입력 : 2021-10-05 18:07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2004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각종 압력에도 천문학적인 로비와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위기를 헤쳐나갔지만, 이번 내부 폭로 보도에서 시작한 기업 이미지 악화 사태는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NASDAQ)에서 페이스북의 주가는 전날보다 16.78달러(4.89%)나 급락한 주당 326.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락세의 표면상 이유는 미국 동부 시간을 기준으로 이날 오전 11시 40분경부터 약 5시간 동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등 페이스북이 보유한 모든 서비스에서 동시다발적인 접속 오류가 발생한 탓이었다. 또한, 페이스북의 자체 업무 플랫폼인 '워크플레이스'를 비롯한 내부 시스템의 모든 기능도 먹통이 되면서, 페이스북 사무실 내 출입 권한을 인증하는 '디지털 배지'까지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페이스북 측은 이날 대규모 시스템 오류의 원인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기술적 오류로 이번과 비슷한 접속 불가 상황이 약 24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AFP·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주가 급락세의 원인은 대규모 접속 오류 사태뿐 만은 아니었다. 지난 9월 중순부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하고 있는 페이스북 탐사 보도 기사의 내부고발자가 신원을 드러내며 더 큰 후폭풍을 예고한 탓이다.

이날 CBS의 유명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서 자신의 신원을 밝힌 프랜시스 하우겐은 향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대책 등에 대해 투자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증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9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페이스북에서 근무했던 그는 프로그램 코딩과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자 '가짜정보 전문가'로서 가짜정보 확산이 줄어드는 데이터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특히, 그는 가짜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4명 규모의 시민청렴(Civic integrity)팀에서 프로덕트매니저(PM)로 근무하며 겪은 일과 지난해 미국 대선 직후 약 2년 만에 자신의 부서가 해체하는 과정을 보면서 폭로를 결심했다고 한다.

앞서 페이스북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정보 당국이 미국의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가짜정보를 유포하는 것을 방치했다는 이유에서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도 페이스북은 선거 직전에만 가짜정보 확산을 일부 방지했을 뿐 이후에는 시스템을 원상 복귀시켰다.

특히, 하우겐은 이 여파로 가짜정보 확산 조치를 제거한 직후인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우겐은 "페이스북은 전체 세션의 1%를 증대하기 위해 가짜정보가 10~20% 증가한다고 해도 이를 선택하는 기업"이라면서 광고 수입과 플랫폼 영향력 유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가짜정보 확산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BS에 출연한 프랜시스 하우겐 전 페이스북 시민청렴팀 프로덕트매니저(PM). [사진=AP·연합뉴스]


하우겐은 퇴사 전부터 치밀하게 내부 폭로를 계획한 끝에 WSJ을 비롯한 언론사와 상원, 연방정부에 정보를 넘겼으며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페이스북을 고소한 상태다.

해당 폭로로 페이스북이 △유명인과 정치인 등의 'VIP 리스트'를 운영하며 이들의 게시물에 별도의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제3세계에서 테러조직과 폭력조직의 인신매매·무기 거래 등의 활동을 묵인한다는 점 △인스타그램 등 SNS가 10대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를 숨겼다는 것 △6~7세의 아동도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을 개발해왔다는 사실 등이 연이어 보도됐다.

9월 중순부터 이어진 WSJ 보도의 여파로 페이스북의 기업 이미지는 '담배회사와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일 악화하고 있으며,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페이스북의 주가는 14%나 폭락한 상태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소위원회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면서 페이스북 고위 관계자가 줄줄이 의회에 소환되고 있다. 해당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은 페이스북의 추락한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을 대형 담배업체에 비유하면서 인스타그램의 약어인 'IG'는 '인스타-탐욕'(Insta-greed)의 약자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페이스북을 맹폭했다. 그는 이어 "인스타그램은 (평생을 흡연자로 만드는) 유년 시절의 첫 담배"라면서 "또래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싶은 욕망을 악용하고 궁극적으로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은 대형 담배회사와 똑같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 역시 "페이스북이 우리 아이들의 행복 대신 제품의 성장을 선택했다"면서 "우리는 이제 더는 옹호할 수 없을 만큼 페이스북이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행동에 무책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발언했다.

야당인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 역시 "페이스북이 자사 이익을 위해서는 미래에 발생할 해악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되풀이되는 주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폭로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를 비롯한 규제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규제는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FTC는 한 차례 기각 결정에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강제 매각하는 방안을 요지로 하는 소송을 재차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은 FTC의 시장 독점 주장엔 근거가 빈약하다면서 해당 소송에 대한 영구 기각 청원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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