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대출 금리 1%p 오를 시 전체 가계 빚 부담 12.5조원 ↑"
  • "한은 금리 인상 사이클 속 가계 순이자소득 정상화" 전망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장기화 속 1년 넘도록 계속되던 ‘최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내년까지 최대 2~3회의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가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일반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 확대 등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가계대출 금리 1%포인트 오를 시 전체 가계 빚 부담 12.5조원 ↑"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약 12조5000억원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규모(12조5000억원)는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국민총소득(GNI) 규모(1196조3000억원) 1.05%에 달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이자상환부담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해 신용위험이 상승하고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2분기 1806조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9년 2분기 기준 4.3%, 작년 2분기 5.2%에 이어 올해 10%를 넘어서며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가계대출 금리 상승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70% 이상이 금리 등락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변동금리대출’이라는 점이다. 지난 7월 기준 약 73.5%가 변동금리대출로 구성돼 금리가 오를수록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규 대출의 경우에는 2019년 8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50%(49.4%)가 채 되지 않았으나 올해 7월에는 81.4%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 시 이자상환 부담 규모를 추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 부담이 12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 수치는 가계대출 1705조원에 변동금리 부채 비중을 곱한 값에 가구특성별 비중을 적용한 후 대출 금리 인상분인 1%포인트를 곱해 산출됐다.

특히 고소득과 상용직 가구의 변동금리 부채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와 50대 가구가 각각 4조원씩 증가하고 20대와 60대 이상은 1조7500억원과 2조7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30대 미만 가구의 경우 금융부채 중 49.8%가 변동금리 부채인 반면 가구주가 50대인 가구는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62.8% 수준으로 높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가구 소득분위 상 5분위 이자상환 부담이 6조원대로 가장 높았고 가구주 종사상 지위도 상용근로자의 이자상환 부담(6조2900억원)이 가장 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가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분은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자영업자들의 이자상환 부담 확대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 가구의 소득(GNI) 대비 이자증가액 비율이 타 직업군 대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1% 상승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액을 가구특성별 소득금액에서 나눈 결과, 자영업자 이자 증가율이 1.5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상용근로자가 0.93%, 무직 등 기타가 0.77%, 임시일용근로자 0.66%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책처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부담이 향후 가중될 수 있다”면서 “금리취약계층과 이들의 신용위험 증가와 소비 위축에 대응해 면밀한 모니터링과 정책적 대응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한은 금리 인상 사이클 속 가계 순이자소득 정상화" 전망도

한편으로는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가계 순이자소득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를 감안한 잠재성장률 추정 결과가 기관들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경기동행지수와 유사한 궤적을 보이는 GDP 갭은 4분기 중 플러스 전환해 내년에 그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한은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과 높아질 가계의 이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 당장 내년 수출 경기가 정점을 지나면서 회복의 열쇠는 '내수'로 넘어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 시 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과 동시에 이자부 자산에서 이자수익도 늘어나 가계 소비 여력에 마이너스와 플러스 효과가 모두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중 25bp(1bp=0.01%) 추가 인상 후 내년 50bp 인상하는 경우 가계 이자 부담은 올해 59조4000억원, 내년에는 66조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내년까지 가계대출 잔액을 금융당국 목표보다 소폭 높은 9%와 5% 증가로 가정하고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과 동일하게 상승, 금리인상에 받는 변동금리 비중은 올해 평균인 70%로 가정했을 경우다.

김 연구원은 절대적인 이자비용 증가가 가계 소비 여력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변화'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단적으로 이자비용이 100%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득이 50% 증가하는 경우와 100% 증가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근로, 사업 소득 증가에 힘입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은 올해에서 내년까지 개선될 전망"이라며 "이 기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각각 2.2%와 3.6%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자비용/처분가능소득은 지난 2020년 5.2% 수준에서 내년 6%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7~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18년과 비교해보면 내년 가계 이자비용은 약 10% 높아지지만 가계이자/처분가능소득은 6.2%에서 6%로 소폭 줄어든다"면서 "부채 증가와 금리인상 사이클이 맞물려 절대적인 이자 규모는 커지겠지만 소득 회복이 뒷받침 되면서 실질적인 이자 부담은 소비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 2017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해 온 가계의 순이자소득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그동안은 가계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규모는 비슷한 속도로 증가했지만 저금리  가계가 이자부(예금, 채권) 자산을 줄이고 연금,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이자지출이 이자수익 대비 빠르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 사이클의 본격화로 가계 순이자소득 역시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작년 가계 순이자소득이 4년 만에 플러스를 기록하긴 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역대 최저금리 하에 예금금리 하방이 막히면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 대비) 큰 폭 하락하며 가계의 이자소득 대비 지출이 가파르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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