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보다 영향력 확대? 애플, 삼성 안방에 개발자 아카데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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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1-09-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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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공대와 함께 내년부터 운영...9개월 집중 교육으로 매년 애플 특화 개발자 200명 육성 목표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조감도. [사진=애플 제공]

 
애플이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와 함께 삼성전자의 안방인 국내에 개발자 양성소와 중소기업 지원센터를 연다. 일자리 창출과 상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친(親) 애플 개발자를 양성함으로써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27일 애플은 포스텍·포항시와 협력해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와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내년 경북 포항에 개소한다고 밝혔다.

개발자 아카데미는 애플 전문가(멘토)가 교육생에게 애플 소프트웨어(SW) 개발, 비즈니스, 마케팅, 디자인, 사용자 경험(UX) 교육을 제공하고, IT 기업에 취업 자리도 알선하는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이다. 19세 이상의 한국 거주자라면 학력이나 코딩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모든 교육 과정은 무료로 제공되며, 교육생의 우수 프로젝트는 애플이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진행하는 연례개발자행사 'WWDC'에서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소개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내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관련 준비가 한창이다. 연내에 1기 교육생을 모집한다.

모바일 업계는 애플의 교육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있다. 비슷한 형태의 비인가 교육기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학생이 교육 받을 모바일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반면, 개발자 아카데미는 애플의 플랫폼에 특화된 개발자를 9개월간의 집중 교육을 통해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동 운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육 인력과 프로그램 구성은 모두 애플이 전권을 쥐고 있다. 포스텍은 교육 장소와 지원 인력을 제공할 뿐이다. 매년 약 200명의 애플 특화 개발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구조여서 그만큼 애플의 영향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세우기로 한 제조업 R&D 지원센터도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B2B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나 다름없다. 애플은 "국내 중소기업에 최신 스마트·친환경 기술에 대한 트레이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지만, 추천하는 기술과 장비는 모두 애플 플랫폼에 한정된다.

업계에선 애플이 국내 소비자·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2016년 아이폰 판매 관련 마케팅 비용과 무상 수리 관련 비용을 국내 이동통신사에 떠넘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의 조사 직후 애플은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결과물이 두 시설이다.

애플의 개발자 아카데미는 2013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미국 등 전 세계 4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애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삼성전자도 삼성 플랫폼에 친화적인 개발자 양성을 위한 장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 삼성페이 등 삼성의 플랫폼을 개발자가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조감도. [사진=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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