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의 이면…"고령층은 키오스크, 모바일앱도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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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이봄 기자
입력 2021-09-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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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 전경 [사진=서민지 기자]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A씨(63)는 모바일뱅킹 사용을 오늘도 포기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A씨에게 모바일뱅킹은 낯설기만 하다. 집 주변 은행이 최근 폐점한 탓에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더 가야 한다. 오가는 데만 1시간이 소요된다.

은행권의 디지털화로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체하면서,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금융소외계층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비대면·디지털화에 따른 은행권의 오프라인 점포가 줄면서 금융 소외현상이 문제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에 이목이 쏠린다.
◆고령층 모바일뱅킹 이용률 10%대 불과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을 통한 일평균 자금 이체 및 대출신청 서비스 이용 건수는 총 1333만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95% 증가했지만, 고령자와 장애인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 비율은 13.7%에 그쳤고 인터넷뱅킹 이용도 60대가 14%, 70대 이상은 4.3%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고령층도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60대의 89.7%는 모바일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70대 이상의 경우 일반 국민의 절반 수준인 44.9%만 모바일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60대 이상 고객 이용자 수는 △NH농협은행 932만명 △KB국민은행 756만명 △신한은행 615만명 △하나은행 481만명 △우리은행 510만명으로 총 3294만명에 해당한다. 이들은 전체 은행 이용자의 약 21%에 해당하는 고객이다.

그러나,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 지점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지난 7월 한 달간 폐쇄한 영업점은 60곳에 달했다. 상반기 폐쇄한 지점(51곳)을 넘어선 수치다. 영업점 축소는 연말까지 이어진다. 시중은행의 계획대로 통폐합이 진행된다면 올해 200여곳을 정리하게 된다.
◆금융소외계층 없게··· 농협은행 '특화 서비스' 눈길
모바일뱅킹이 보편화하면서 금융소외계층 해소 문제가 떠오르자,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안책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고객행복센터’를 컨트롤타워로 해 고령층은 물론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금융소외계층 해소를 위한 대표적인 서비스는 ‘느린 말 서비스’다. 느린 말 서비스는 고객행복센터에 고령층의 고객이 전화를 건 경우, 일반 서비스보다 70% 느린 ARS(자동응답시스템)가 자동 적용된다. 버튼 입력 대기시간도 기존(5초)보다 4배(20초) 길다.

또한,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는 어르신 전용전화 전담 창구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천천히 쉬운 말로 설명하며, 어려운 금융용어는 친숙한 단어로 교체해 쉬운 말로 설명해주는 탓에 이용률도 높다. 1개월 평균 이용건수는 700건 정도로, 예금·전자금융·대출 등 은행 업무 전반에 대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금융취약계층 보호에 힘을 쏟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고령층 고객을 위해 메뉴 구성이 단순하고 큰 글씨로 안내하는 ‘골든라이프뱅킹’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조회·이체·입출금 서비스 메뉴 등을 특화하고 큰 글씨체로 변경 가능한 신한S뱅크 미니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비슷한 서비스와 함께 ‘어르신 전용전화’도 운영 중에 있으며, 하나은행의 경우 시니어 전문 금융상담원을 배치한 어르신 전용 전화로 고령층의 금융상담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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