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천혜의 요새’ 함락됐나...탈레반 “판지시르 입성” vs 저항군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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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9-0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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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세 침략기에도 점령된 적 없는 지역

아프가니스탄 저항군의 마지막 보루인 판지시르 지역을 탈레반이 점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저항군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가니스탄 북부 판지시르가 함락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탈레반 사령관은 “이제 우리는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다”며 “말썽꾼(저항군)은 패퇴했으며 판지시르는 우리의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 사령관의 발언 내용을 즉시 확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판지시르 함락 소식을 알렸다. 로이터는 또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판지시르 함락을 축하하는 총성이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타스통신에 따르면 저항군은 이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저항군과 밀접한 타스통신의 한 소식통은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 탈레반이 전파한 루머가 있다”며 “그들은 여러 방향에서 판지시르 침투를 시도했지만 퇴각했다”고 말했다.

저항군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아프간에서 도망쳤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부인했다.

살레 부통령은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우리는 탈레반의 침략을 받고 있지만 우리의 땅을 지키고 있고 저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항 세력의 구심점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의 리더 아흐마드 마수드 역시 “파키스탄 매체에 판지시르 함락 소식이 돌고 있다. 이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판지시르는 아프간에서 ‘천혜의 요새’로 꼽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페르시아어로 ‘다섯 사자’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외세 침략기에도 함락된 적이 없다.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간을 사실상 장악하자 저항세력은 이 지역에 모여 항전을 준비했다. 이에 탈레반은 지난 2일부터 판지시르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저항군 세력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주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대항하는 저항군 대원들이 소총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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