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빅딜 쓱 나서자, 이커머스 몸 만들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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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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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G닷컴, IPO 1년 앞당겨 주관사 선정 나서

  • 컬리·오아시스·11번가·티몬 줄줄이 증시행 준비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채비에 돌입했다. 10조원 수준의 가치를 바라보는 '빅딜'이 예고되면서, 마켓컬리·오아시스·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IPO 전쟁에 불을 붙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내년 초를 목표로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자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다수의 초대형 IB를 초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 하반기 내로 IPO 준비 작업을 마치고 내년 초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성장 가속화를 위해 임직원을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과 상장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며 그 시작으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했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물류 인프라와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19일부터 25일까지 쓱배송(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상품에 적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발급하고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쓱 장보기 세븐데이즈' 행사를 한다. [사진=SSG닷컴 제공]
 

SSG닷컴의 상장 일정은 당초보다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지난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받았고, 당시 2023년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이커머스 사업 투자자금 확보와 법인 가치 평가를 고려하면 속도를 내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가열된 데다가 올해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경쟁사 쿠팡의 후광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며 증시에 상장했고, 이후 이커머스 산업 전반은 기업가치 재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SSG닷컴의 상장은 올해 잇따라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선 신세계그룹의 투자자금 확보 일환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자금 사정이 빠듯해진 상태다.

SSG닷컴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당장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거래액 확대를 위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을 늘리고 오픈마켓 비식품 카테고리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SSG닷컴은 현재 13만건 수준인 일 최대 주문처리량(케파)을 연내 16만건으로 약 20% 확대할 방침이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운영시간을 확대해 배송 건수를 1만건 늘리고, 이마트 점포 PP센터에서 담당하는 배송도 2만건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SSG닷컴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686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손실은 296억원을 기록했으나 적자 규모는 38억원 축소했다. 총거래액(GMV)은 17% 증가한 2조58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 거래액 4조8000억원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안지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올해 쓱닷컴의 GMV 가이던스는 PP센터 15.5만건과 네오 케파 확장 3만건 기준 전년 대비 22% 늘어난 5조6000억원으로 볼 때 하반기 더욱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성장 위주의 경쟁 대응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다음 달 1일부터 대구광역시 지역으로 확장해 제공한다. 컬리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샛별배송 서비스를 선보여오다 지난 5월 1일 충청권으로 새벽배송 서비스 권역을 넓혔다. [사진=마켓컬리 제공]
 

SSG닷컴과 같은 이유로 마켓컬리, 오아시스, 11번가, 티몬 등도 상장행 열차에 몸을 싣기 위해 체력을 다지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SSG닷컴이 상장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지금이 기업가치를 높여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할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장보기 샛별배송 업체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는 내년 상반기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추진 중이다. 이달 초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지을 예정이었으나 SSG닷컴의 갑작스런 IPO 추진 여파로 주관사 선정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증권사 입장에선 이해상충 문제로 동종업계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SSG닷컴으로 관심이 쏠리면서다. 지난달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냈지만 KB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굵직한 주요 증권사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재입찰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컬리는 8월부터 대구에서도 새벽배송 '샛별배송'을 선보이는 등 배송 역량 강화를 위해 나섰다. 올해 안으로 부산과 울산 등 경남권과 광주 등 호남권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넓힐 계획이다. 마켓컬리만의 강점인 프리미엄 PB도 강화한다.

오아시스마켓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오아시스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에 직영 오프라인 매장 40여곳을 운영 중이며 신선식품 부문에서 3위 사업자로 꼽힌다. 특히 유기농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최근 새벽배송 가능 지역으로 충남 아산·천안과 충북 청주를 추가했다. 또 일요일에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새벽배송 가능 일수를 기존 주 6일에서 주 7일로 확대했다. 

또한 오아시스마켓은 '퀵커머스' 진출로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최근 종합 유통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합작 법인을 세우고 퀵커머스(생필품 등 주문 즉시 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협력을 통해 오아시스는 기존에 주력하던 신선식품 외에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며 상품 소싱(구매대행 사업)과 배송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2023년께 IPO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SK텔레콤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운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11번가 IPO는 현재 이커머스 특성상 이익과 성장 부문의 밸런스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마존과 함께 대규모 프로모션과 투자를 진행해 11번가의 IPO를 성공시킬 단초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해온 티몬은 최근 연내 추진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IPO 성사 및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존 수익성 강화 중심보다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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