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 원자재 영향에 실적 하락…가격인상 반영은 3분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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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8-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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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심, 1~6월 영업익 작년대비 56% 감소

  • 오뚜기·삼양식품은 각각 21%·49% 줄어

  • 3분기 가격 인상분 반영땐 실적 오를 듯

지난해 말부터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라면업체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라면업체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줄줄이 라면 가격을 올렸는데, 인상된 라면 가격은 8~9월부터 반영되는 만큼 3분기에 실적 상승이 전망된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17일 올 상반기(1~6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6% 감소한 45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대비 5.4% 하락한 1조282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업계 2위 오뚜기 역시 영업이익이 21.5% 하락한 86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조3400억원으로 4.16% 올랐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9.11% 떨어진 286억원, 매출은 13% 줄어든 287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역(逆)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부진한 실적이다. 2년 전인 2019년 실적보다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는 팜유와 밀가루 등 주요 원부재료 가격의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등 경영비용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농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소맥 선물가격은 t당 238달러로 지난해보다 18% 올랐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팜유 현물 가격은 t당 980달러로 56%나 급등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라면업계는 도미노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오뚜기가 가장 먼저 '백기'를 들었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렸다. 농심은 16일부터 라면 출고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인상 폭은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짜파게티 9.5% △육개장 사발면 4.4% 등이다. 

삼양식품과 팔도는 다음 달 1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13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평균 6.9%, 팔도는 비빔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 오뚜기는 13년 4개월, 농심은 4년 8개월, 삼양식품은 4년 4개월, 팔도는 9년 2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증권업계에선 판매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가격인상에 따른 가수요는 대체로 3분기에 집중되고 4분기부터 물량 회복과 함께 가격인상의 긍정적 요인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농심의 올해 매출 증가 규모는 약 9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미진 NH증권 연구원은 "라면의 경우 국내 시장의 성장률이 정체돼 있기 때문에 다른 품목 대비 가격 인상의 의미가 더 크다"면서 "농심은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 인상에 따른 수혜 또한 가장 크게 누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실적 역기저효과도 점차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음식료 전반에 가격 인상 모멘텀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응한 농심의 라면값 인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오뚜기의 가격 인상으로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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