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돈벌기 힘드네”... 수익화 실패 카카오, 모빌리티 사업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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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8-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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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빠른배차' 스마트호출', 전기자전거 요금 인상안 재조정

  • 2018년부터 유료화 시도... 정부, 택시업계 반발에 연이어 철회

  • 대리 전화콜, 공유킥보드 진출 선언... 문어발 확장 비판 불가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갈 길이 바쁜 카카오모빌리티가 연이어 수익화에 실패하고 있다. 스마트호출, 전기자전거 대여 서비스 요금을 올리려다가 택시업계와 이용자 반대에 부딪혀 결국 철회했다. 영세 택시회사와 개인택시를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대리운전 전화콜, 공유 킥보드, 렌터카 사업 진출도 앞두고 있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카카오T 택시 스마트호출 요금을 1000원(심야시간 2000원)에서 ‘최소 0원~최대 5000원(탄력요금제)’으로 바꿨다가 ‘최소 0원~최대 2000원’으로 요금 범위를 재조정했다. 지난 2일 탄력요금제가 처음 적용된 지 약 2주 만이다. “택시 기본요금 3800원보다 호출비가 더 많이 드는 게 말이 되냐”는 택시업계와 이용자들의 반발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 달 6일부터 전기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카카오T 바이크의 기본요금(15분 기준 1500원)을 없애고, 분당 추가 요금을 100원에서 140~150원 올리는 방안도 철회했다. 인상안을 적용하면 1시간 이용 시 요금이 6000원에서 9000원으로 오를 전망이었다.

 

카카오T 바이크[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수익화에 나설 때마다 정부와 택시업계, 이용자들의 저항에 번번이 부딪혔다. 2018년 3월, 카카오T 스마트호출의 전신인 ‘우선호출’ 서비스 요금을 2000원에 책정하려고 했으나, 콜택시 콜비와 유사한 수준으로 맞추라는 국토교통부의 권고에 1000원으로 결정했다. 같은 시기, 이용자 근처에 빈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즉시배차’ 서비스를 도입해 최대 5000원의 요금을 받으려고 했다가 정부와 택시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카카오T는 2015년 출시 후 택시 기사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무료 앱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 1위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압도적인 점유율이 독이 됐다. 수익화를 시도하면 “무료로 이용자를 끌어 모으더니 수금 본색을 드러냈다”, “1위 기업의 횡포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는 지난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려다가 자영업자와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것과 유사하다. 배달앱 또한 소상공인과 라이더,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수익화가 쉽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준비하는 대리운전 전화콜, 렌터카, 공유 퀵보드 서비스도 중소·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 칼라일그룹 등 글로벌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후 IPO를 준비하고 있어 수익화가 절실하다"며 "점진적인 요금 체계 변화에 나서야 이용자들의 저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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