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주민들이 주민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8·4대책에 반발하고 있다.
15일 여의도주민협의회에 따르면 여의도 주민들은 지난 14일 오전 여의도 61-2번지 LH부지 앞에서 ‘1인 블랙시위’를 열었다.
LH는 지난해 8월 4일 발표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라 여의도 63빌딩과 성모병원 사이에 위치한 61-2번지 부지에 공공주택 300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 주민들은 해당 사업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여의도주민협의회(여주협)를 결성해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주협은 공공주택 300가구 건설이 주민 열람이나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아무런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점을 문제 삼는다.
아울러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상 국제금융중심지 130만㎡에 포함되는 해당 부지에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것은 서울시의 기존 계획에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8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공공주택 건설안에 반대 서명을 했고, 각 아파트 단지 외벽에 10장 가까이 대형현수막을 게첩한 상황이다.
1인 블랙시위는 주민 한 명이 LH부지 앞에 서서 1시간여 동안 조용히 피켓시위를 펼치는 가운데 검은 옷을 입은 100여명의 주민들이 2미터 간격으로 줄을 서서 LH부지 철조망에 검은 리본을 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위에 참가한 한 주민은 “여의도 주민들은 그동안 재건축이 막혀 반백년이 지난 아파트에서 녹물을 마시고 싱크홀에 차바퀴가 빠지는 등 안전을 위협받으며 힘겹게 살아왔다"며 "동네에는 변변한 주민복지시설도 하나 없다"고 말했다. 이어 "3000억원짜리 부지에 국제금융특구에 맞는 시설을 넣어야지 7평짜리 공공임대를 넣는 게 말이 되나. 너무 속상해서 나왔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조재숙 여주협 회장은 “주민들과의 기초적인 소통도 없이 해당 계획을 발표하고 깜깜이 행정처럼 사업을 진행하는 정부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방식의 시위를 기획했다”며 “소통 절차가 없으니 이런 방식으로 낼 수밖에 없는 주민의 목소리를 정부에서 경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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