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가 대비 9.94% 내린 값에 시초가 형성
  • 장 초반 냉온탕 오가다 완연한 하락세 전환
  • 크래프톤 계기로 '대어->따상' 공식 깨질 듯

[사진=아주경제DB ]

'대어 불패'는 없었다. 공모가 기준 시총 24조원이 넘는 크래프톤의 상장 첫날 성적은 '따상'은커녕 공모가조차 방어하지 못한 수준에 그쳤다. IPO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이어진 데다, 시초가가 공모가에 크게 못 미치면서 물량을 출회한 이들이 급속하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시초가(44만8500원) 대비 1.23%(5500원) 상승한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49만8000원)와 비교해서는 8.84% 하락했다. 앞서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기업들에 비하면 극히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첫날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가격제한폭(29.98%)까지 올랐다. 다음 거래일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12.46%)을 기록하며 열기를 이어갔다. 이날에는 전일 대비 9.04%(7100원) 내린 7만1400원에 종가를 형성했지만 여전히 공모가(3만9000원) 및 시초가(5만3700원) 대비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반면 크래프톤은 이날 공모가보다 9.94% 내린 44만8500원에 장을 열었다. 장 초반 10%에 가까운 급락 이후 급격한 매수세가 붙으며 시초가 대비 다소 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내 완연한 하락세로 전환했다. 

주가 추락으로 시가총액 순위도 세 계단 내렸다. 현재가 기준 시총은 22조1997억원(코스피 20위)이다. 공모가에 기초한 시총은 24조3512억원(코스피 17위)이었다.

크래프톤의 부진은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다수다. 앞서 기관 수요예측, 일반청약에 이어 우리사주조합 청약까지 저조한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20.3%에 불과하다. 실권주 137만9321주가 발생했다. 카카오뱅크(97.4%), SK바이오사이언스(97.8%) 등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앞서 2~3일 일반청약 결과도 증거금 5조358억원, 경쟁률 7.79대 1 등으로 저조하다.

크래프톤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높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PER을 25배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배 수준이다.

구주매출(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파는 것)이 비교적 많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돼왔다. 크래프톤의 구주매출은 전체 공모주(총 864만4230주)의 35%인 303만230주다. 

크래프톤을 계기로 '대어급 공모주는 따상 직행'이라는 공식도 깨질 것 같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두 개 기업이 부진한 결과를 보이면, 투자열기가 쪼그라들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크래프톤이 트리거 역할을 한 것은 맞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사 책임론'도 불거진다. 크래프톤의 주관사들(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이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고수하면서 애꿎은 개인 투자자 피해만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근시안적인 것 같다. 길게 놓고 봤을 때라야, 주관사의 책임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서 상장한 빅히트(하이브) 역시 상장 직후 급락했지만 다시 오르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며 피로도가 높아졌고, 카카오뱅크 등 앞서 상장한 대어급 공모주가 자금을 이미 많이 끌어모으기도 했다"며 "자금은 한정돼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처럼 반등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엔터테인먼트는 게임과 달리 업황 자체가 좋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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