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서 ‘고래’된 인터넷은행…주도권 뺏긴 전통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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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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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각사 제공]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격 행보를 보이며 '고래'로 성장했다. 이들은 중금리대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메인 주자로 자리 잡으며 전통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내달 세 번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 출범까지 마무리되면, 전통 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주도권 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업 영역 넓히는 인터넷은행··· 매서운 성장세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들어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일 중·저신용자를 위한 자체 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중신용비상금 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중·저신용 고객 대상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낮추고 최대 대출한도는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인 바 있다.

케이뱅크도 올해 3분기 비대면 전세대출과 청년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를 담보로 지원하는 상품으로, 신청자는 임대차 계약서와 계약금 영수증만 사진으로 촬영해 케이뱅크에 제공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이달 2일 별도 서류 제출 없이 모바일 앱에서 신청 가능한 사잇돌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사잇돌대출은 정부 정책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이다.

이르면 다음달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도 주력 상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고소득·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과 함께 중저신용 차주에 맞춤형 금리와 한도를 제공하는 신용대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사업군을 넓히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의 성장세는 매서운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의 여·수신 규모는 아직 전통 금융권인 시중은행의 10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지만, 증가세를 보면 은행을 뛰어넘는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지난 7월 말 기준 여신잔액은 23조9417억원을 기록해 한 달 새 3% 넘게 뛰었는데, 같은 기간 개별은행들은 1%가량 성장하는 데 그쳤다. 케이뱅크 역시 출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뛰는 인터넷은행에 전통 은행들 텃밭 뺏기나 
인터넷은행이 지금 당장 전통 은행을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전통 은행에 대한 위협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일부 사업 영역에서 전통 은행들은 인터넷은행에 뒤처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비대면 주담대로, 케이뱅크가 지난해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을 내놓은 데 이어 카뱅도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예고하자, 시중은행들도 뒤늦게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선언하고 나섰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개발자 등 디지털 인재 유입에서도 시중은행이 밀리고 있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일정 수량의 자사 주식을 미리 약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을 부여하거나 기존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고연봉을 제시해 디지털 전문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인터넷은행의 디지털 전문인력은 전체 인원의 절반가량까지 올라온 반면, 별다른 유인책이 없는 전통 은행들은 인력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사업 기반 자체가 비대면이다 보니 대면 기반의 시중은행들이 관련 서비스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고연봉, 수평적 조직 문화 등을 선호하는 탓에 기존 인력의 유출 문제와 디지털 인력 수급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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