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수장에 '금융안정론자'...감독당국 수장엔 文정부 첫 관료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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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8-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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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금감원장에 정은보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새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명한 것은 '금융 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 후보자는 최근까지도 '금융안정'을 중시해 왔는데, 이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과도 맥이 닿는다.

또 이날 100일 가까이 공석을 유지하던 금융감독원장에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금감원장에 관료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진=연합뉴스]

엘리트 금융정책통 고승범, 지난달 금리인상 소수의견
전통 경제 관료 출신인 고 후보자는 엘리트 금융정책통으로 꼽힌다.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및 감독정책과장,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 요직을 거쳤다. 2016년 한은 금통위원으로 임명된 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권은 그를 중도파로 분류한다. 통화 완화나 긴축에 대해 특별한 신호를 드러내기보다 균형을 중시한다는 평가다.

다만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신경을 쓰며 '금융안정론자'로 꼽힌다.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금융 불균형 문제를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자는 의견을 꾸준히 내왔다. 지난달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고 후보자는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문 대통령이 고 후보자를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지명한 것도 가계부채가 심각해졌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 후보자에 놓인 과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급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치솟는 주택 가격에 따른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이어나가야 한다. 은성수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면 이 두 문제가 "제일 고민되는 사안"이라고 말하곤 했다.
 

새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와의 갈등 해소할까...정은보에 놓인 과제
새 금감원장으로 제청된 정 내정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행시 동기(28회)다.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금융·경제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금융위는 이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국내외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감원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금감원의 새로운 도약과 신뢰 제고를 견인해나갈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제청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권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탄생한 데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책 수장과 감독 수장이 협심해 금융 안정에 기여하라는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앞선 3명의 금감원장(최흥식, 김기식, 윤석헌)은 모두 비관료 출신이었다. 관료 출신을 앉혔을 때 시장 진흥 정책에 방점을 둔 금융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갈등을 빚은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감원 노동조합 측은 이번 인사를 두고 "금융위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 내정자에 놓인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사모펀드 사태로 떨어진 기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 금감원이 감독 업무만 충실히 했어도 사모펀드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오는 20일 예정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한 행정소송 재판 결과에 따라 금감원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지난해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DLF 사태 책임을 물어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고, 손 회장은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밖에 공공기관 재지정 심사 졸업 등도 정 내정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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