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 농·축·수산물 수급 비상…물가는 출렁

박성준 기자입력 : 2021-08-04 06:00
농·축·수산업 관할 지자체 폭염 피해 방지에 안간힘

불볕더위에 수박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 수박 가격(전날 기준)은 평균 2만3022원으로 한 달 전(1만8335원)보다 25.5% 올랐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박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짧은 장마 후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과일이나 채소류 같은 농작물은 물론 가축과 수산물까지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보호 대책을 내고 동시에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에 대비해 수급 안정 노력에 나섰다. 특히 청와대와 총리실까지 나서 추석 전 물가 안정과 수급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부처는 더욱 바빠진 모양새다.
 
폭염에 농·축산물 모두 비상…계란·수박 값 천정부지 급등
7월 말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간부들은 전국 농·축산 농가를 살펴보고 있다. 올해 장마가 짧은 탓에 폭염이 유난히 길어 이미 가축 수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또 이에 따른 농·축산물 공급 부족으로 장바구니 물가도 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7월 말부터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양계농장을 시작으로 다양한 농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복날 닭고기 수요가 늘어나기도 하며, 달걀 가격도 아직 잡히지 않아서다. 달걀의 경우 앞서 6월께 공급 회복을 예견했으나 상황이 순탄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달걀 가격은 전년 대비 54.9% 상승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살처분된 산란계의 규모가 아직 예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서다.

정부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산란계 폐사를 우려하고 있다. 산란계의 규모가 일정 부분 도달하지 못하면 외국산의 수입으로도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경기도 포천시에 소재한 육계 사육농장을 방문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비가 오고 난 이후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폭염이 지속하면 열 스트레스로 인해 가금이 폐사하는 사례가 많았다"라며 "축사 내 온도와 습도 조절을 위해 환풍기 등 냉방·습도 조절 장치 지속 가동, 적정 사육밀도 준수 및 가축에게 충분한 영양제 공급 등 가축 폐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장관은 당분간 기상이변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축산 분야뿐 아니라 농업인 안전과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간부진은 현장에 가서 피해 예방 조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농산물 중에선 최근 수박 가격도 화제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최근 수박 한 통이 3만원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지난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한 통의 소매가격은 2만4458원으로 한 달 전 1만8178원과 비교해 34.6%나 올랐다. 불과 일주일 새 16.4%나 껑충 뛴 셈이다.

수박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높은 기온이 영향을 끼쳤다. 연일 지속한 폭염과 열대야가 수박의 속을 말려버렸고 이는 상품성 저하로 이어졌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수박의 상품성이 떨어지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더웠던 2018년도 수박 소매가가 3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외에도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최근 폭염에 의해 많이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시금치 소매가격은 일주일 사이에 배나 올라 1㎏에 2만원을 넘어섰다. 일주일 전 시금치 가격은 1만1473원 수준이었다. 한 달 전에는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8000원대였다.

상추 가격도 많이 올랐다. 한 달 전 시장에서 100g에 1093원의 시세를 형성한 청상추는 최근 1582원에 거래됐다. 가격이 한 달 만에 45% 이상 오른 것이다. 배추 1포기도 한 달 전 3195원에서 최근 3568원으로 올랐다.

상추와 같은 엽채류들은 대체로 햇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강한 햇빛에 오랜 기간 노출되자 채소들이 화상을 입은 것이다. 이로 인해 생산량이 줄자 수급이 막혀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과일·채소류 피해로 수급에 비상이 걸릴 것에 대비해 관계기관과 함께 '주요 농축산물 물가 관리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또 정부 비축, 계약재배 등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여름철 수급 불안에 대비할 계획이다.
 
수산물도 폐사 위기에 전전긍긍…결국은 물가 상승으로
올해 기록적인 폭염에 바다에도 비상이 걸렸다. 양식장의 경우 수온이 올라 물고기나 해산물의 집단 폐사 등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에는 고수온으로 인해 약 6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당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말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고수온 주위보는 바닷물 수온이 28도에 도달하면 발령한다. 또 고수온 경보는 바닷물 수온 28도가 3일 이상 지속하면 내려진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바닷물 온도는 24도 아래가 정상이다. 지난달 29일 충남부터 강원까지 전 해역에 고수온 특보를 발령한 바 있다.

당시 지자체에서는 양식장을 지키기 위해 수온정보 결과를 양식 어업인에게 제공하고, 각 어가에 얼음·액화산소·순환펌프 등 방제물품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양식어류의 조기 출하도 유도했다.

상황이 심각하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도 직접 나서 어민들의 상황을 살피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부산 기장군을 방문해 폭염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문 장관은 관계자들에게 "최근 부산·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양식어류 폐사가 발생하는 등 폭염피해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므로 해수 수온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가능한 조기출하를 독려하는 등 양식어업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도와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이같은 농·축·수산물 폭염 피해가 물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외식 물가도 덩달아 오름세다. 올해 7월 외식 물가는 2.5% 오르면서 2019년 2월 2.9% 상승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돈 지난달 23일 양승조 충남지사(왼쪽)가 충남 태안군 대야도 천수만 내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 고수온 피해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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