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그룹, 알펜시아리조트 인수자금 7100억 어쩌나…계열사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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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1-08-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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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알펜시아 홈페이지]


KH그룹이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KH그룹이 7000억원이 넘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리조트 제5차 공개매각 낙찰자로 KH강원개발주식회사를 선정했다. 매각가는 7100억원이다. KH강원개발은 알펜시아리조트 인수를 위해 세운 페이퍼컴퍼니다. KH그룹이 그룹 소속 코스피 상장사 필룩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만들었다.

KH그룹이 알펜시아시아 리조트를 인수하는 문제가 증권가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룹에 속한 상장사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KH그룹은 계열사를 늘리는 방법으로 상장사 지분을 전환사채 발행 등에 활용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그랜드하얏트서울(2019년)과 아이에이치큐(2021년)를 인수하느라 계열 상장사의 지분을 담보로 소모했다.

그 결과 KH그룹 소속의 KH 필룩스(코스피)와 KH 일렉트론(코스닥), KH E&T(코스닥), 장원테크(코스닥), 아이에이치큐(코스피) 등에만 약 2900억원 규모의 미상환 전환사채가 남아있다.

리조트 인수를 위해 남은 지분을 다시 사채발행 담보로 쓴다고 해도 7100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리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게다가 KH그룹 소속 상장사 5곳은 지난해 전부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창출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5곳의 현금성 자산을 모두 합쳐도 1000억원이 되지 않는다.

버는 돈이 없는데 전환사채 상환 부담도 크다는 점에서 기존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알펜시아리조트 인수에 동원할 형편이 못 된다.

KH그룹이 할 수 있는 남은 방법 중 하나는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그랜드하얏트호텔이 한남동 호텔 주변 부지(8595㎡) 매각에 나섰다.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는 평당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만약 평당 5000만원 정도에 매각할 경우 약 1300억원의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은 부족하다. 결국 KH그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사오려는 알펜시아리조트 자체를 담보로 금융권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인수할 때도 그랜드하얏트호텔을 담보로 대출을 했다는 점에서 유력한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아직 열쇠를 쥐고 있는 강원도개발공사 측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을 둘러싼 지역 민심이 사납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논평을 통해 "응찰 업체 2곳이 모두 KH그룹 관계사였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매각구조를 분석해보니 매각을 해도 3225억원은 계속 강원개발공사가 떠안아야 하는 빚으로 남는다"며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펜시아리조트를 담보로 잡아야 하는 인수구조를 허용해주기는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KH그룹 입장에서는 알펜시아리조트 자체를 담보로 잡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 힘들다. 추가로 계열사를 모두 동원해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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