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삼성·LG전자 수거한 761만t 폐제품…ESG 기폭제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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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8-0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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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코 ‘ESG 경영’이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ESG는 기업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 변화의 결과물이다.

기업들의 경영보고서를 보다 보면, ESG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기업들은 지속성장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많은 기업이 실무단에서부터 ESG 측면을 고려해 업무를 진행한다.

ESG가 대세지만 여전히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다만 최근 기업들은 환경, 사회, 의사결정 등을 통해 기업이 속한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기업 이미지 개선을 넘어 궁극적으로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ESG 경영에 투입되는 비용보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이익이 많아지도록 하고, 그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대표 폐전자제품 회수 프로그램인 리플러스(Re+)를 통해 폐가전이 수거 후 분해되는 장면.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갈무리]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가전 업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LG전자는 소비자들이 사용한 뒤 버려지는 전기·전자제품을 수거하는 활동을 전 세계에서 오랜 기간 진행하고 있다. 각 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9년, LG전자는 2006년부터 자사가 회수한 폐전기·전자제품 규모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51만t의 폐전자제품을 회수했다. 2009년부터 누적된 폐전자제품 회수 규모는 어느새 454만t에 이르렀다. 연평균 38만t의 폐전자제품을 회수하는 셈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1만2117t의 폐전기·전자제품을 회수했다. 이 회사가 2006년에 5만6480t의 폐전기·전자제품을 회수한 것과 비교하면 14년 만에 7배 이상으로 양이 늘었다.

LG전자가 15년간 수거한 폐전기·전자제품 누적치는 지난해 말 기준 307만t을 기록, 300만t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전 세계 가전업계에서도 위상이 높은 양사가 지금까지 회수한 폐제품의 양을 합치면 761만t에 달한다. 이 방대한 양의 폐제품을 회수하려면 25t 덤프트럭 30만4400대가 필요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미처 담지 못한 과거 데이터,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프라가 낙후된 곳에서 이뤄진 활동 등을 고려하면 양사의 폐제품 회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측된다.

두 기업은 이렇게 회수한 폐전자·전기제품을 선별·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다양하게 재활용하고 있다.

폐전자제품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으로 재생 플라스틱을 만드는 등 재활용해 순환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활동 사례다. 폐제품에서 추출한 원자재를 신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재활용, 폐기물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신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급 제품군을 생산하는 삼성·LG전자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LG전자의 이 같은 활동은 ESG 경영이 바람을 타기 전부터 이뤄졌지만, 최근 ESG 경영이 화두에 오르면서 관련 활동·홍보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제 일반 소비자들도 ESG를 모르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ESG가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리면 중견·중소기업들도 ESG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폐전기·전자제품을 창고에 쌓아두던 소비자들도 이를 반납하는 등 순환 경제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기업들이 ESG 경영을 꾸준히 확대하고 관련 홍보도 강화하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 수혜를 입게 된다. 삼성·LG전자의 작지만 큰 실천, 폐가전 수거를 조용히 응원하는 이유다. 
 

산업부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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