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입지 키우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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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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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시장 경쟁 치열해 유럽 시장으로 눈 돌려

  • 아이츠, 지난해부터 가성비, 제품력 앞세워 적극 진출

  • 니오·비야디도 올해 노르웨이서 첫 선

아이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모델 U5 [사진=아이츠 제공]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기세가 무섭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서구 소비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가운데, 탄소 중립 등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 움직임이 중국 전기차 업체의 유럽 시장 진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中 아이츠·비야디·니오, 유럽 시장 공략 나서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아이츠(愛馳·AIWAYS)는 지난달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자사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모델인 U5를 프랑스 시장에 공개했다.

이날 온라인 프로모션에서 아이츠는 U5에 대해 디자인이 깔끔하고 단순하며, 유통 방식이 트렌디하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중국식 라이브커머스를 판매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아이츠는 중국 장시성 공장에서 제조된 U5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이 제품을 유럽 내 협력사를 통해 현지 소비자에게 배송할 예정이다.

아이츠에 따르면 이 유통 방식으로 제품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실제 U5의 가격은 경쟁업체 제품보다 10~15% 저렴한 3만9000유로(약 5300만원)다. 가성비와 제품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아이츠는 지난해부터 독일, 벨기에 등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어 이를 시장 진출 기회로 삼은 것이다. 알렉산더 클로제 아이츠 해외사업 총괄 부사장은 “중국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부상이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인식을 바꿔줬다”며 “이에 따라 서구 소비자들이 아이츠에 대한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는 중국 전기차 업체는 아이츠뿐만이 아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최근 노르웨이에 정식 상륙했는데, 지난 6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SUV 모델 ‘탕(唐)’ 100대를 출하했다. 비야디는 올해 4분기까지 노르웨이에 1500대의 SUV를 인도할 계획이며, 이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나선다.

비야디도 아이츠와 마찬가지로 중국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된 틈을 타 유럽 시장에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비야디 관계자는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던 과거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제품력을 키워 차근차근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기보다는 제대로 시장에 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니오 역시 유럽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 중 하나다. 니오는 오는 9월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비야디에 이어 니오도 노르웨이를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노르웨이가 전기차 업체들에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 시노오토인사이트의 투러 창업자는 “해외 기업에 대한 노르웨이의 법률은 우호적”이라며 “특히 노르웨이는 자국 국민들에게 전기차 구매와 관련 가장 높은 보조금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닛케이아시안리뷰(NAR)]

"유럽 친환경 정책 강화 中 전기차 업체 기회"
이처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면서 판매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자동차조사 업체 슈미츠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는 2만3800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비 무려 1280% 폭증한 수치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판매물량의 절반이 4분기에 집중됐으며, 올해 1~5월 서유럽에서 팔린 중국산 전기차도 1만3000대에 달했다. 판매량 증가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단 얘기다.

NAR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해외 시장 중 특히 유럽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이유로 치열해진 중국 내 전기차 업계 경쟁과 미·중 갈등 상황을 꼽았다. 최근 기술 기업들까지 스마트카 시장에 뛰어들며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중국 스타트업의 자국 진출에 비우호적이기 때문에 결국 유럽을 택했단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중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공략은 점점 가속화할 것이며 전망도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지난해부터 자동차 탄소 배출량과 관련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2035년까지 휘발유·디젤 자동차 이용을 제한하기로 한 만큼, 중국 업체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됐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좀 더 빠르게 시장 내 인지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슈미츠 오토모티브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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