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역당국 "백신으로 델타변이 못 막아…접종자도 마스크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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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07-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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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백신접종으로는 코로나19 감염을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우려가 미국에서 제기됐다. 사람이 밀집한 각종 실내외 행사에 참석할 경우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 막으려면 백신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기초방역 조처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0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 연휴가 포함된 이달 3~17일 매사추세츠주 바스테이블카운티에서 열린 각종 행사와 관련돼 코로나19에 걸린 주민 469명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스테이블카운티 주민이나 방문객 사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건당국에 접수된 시점은 10일이다. 확진자들은 사람이 밀집한 각종 실내외 행사에 참석했다. 분석 대상 감염자 가운데 74%(346명)는 백신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돌파감염을 당한 이들이 백신한 접종은 화이자가 159명, 모더나 131명, 얀센 56명 등이었다. 또 돌파감염을 당한 확진자 중 약 80%(279명)가 감염증상을 보였다.

다만 확진자 중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5명에 그쳤고 사망자는 없었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입원률이나 사망률 등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가 입증된 셈이다.

특이한 점은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돌파감염을 당한 127명과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한 차례만 맞고 감염된 84명의 검체를 비교한 결과 양측 콧속 바이러스양이 비슷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접종자가 전염력이 높은 변이를 확산시켜 최근 재확산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핵심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보건당국과 행사 주최자는 코로나19 전염률이나 현재의 백신접종 대상 등을 바탕에 두고 참여인원 제한 등 추가 조처도 지속해서 검토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전염률이 안 높은 지역 보건당국도 백신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역조처 확대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CDC는 앞서 지난 27일 지침 개정을 통해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선 백신접종을 마쳤더라도 실내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지난 5월 백신을 맞았다면 실외는 물론 실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두달만에 뒤집은 것이다.

CDC가 지침을 뒤집은 배경에는 인도에서 유래된 델타변이 확산이 자리한다. 델타변이가 백신 접종자를 상대로 돌파감염을 일으키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바스테이블카운티 감염자 가운데 133명의 검체 유전체 분석을 해보니 89%(119명)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이었다. 미국은 18세 이상 성인 60%(1억5589만8000여명)가 백신접종을 마쳤지만 델타 변이가 돌파감염을 일으키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WP가 최근 입수해 보도한 CDC 내부문건에 따르면 미국에선 주당 약 3만5000건의 돌파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백신접종 속도도 정체된 상태다. 28일 기준 일주일간 일평균 접종 건수는 약 53만5000건에 그쳤다. 일평균 접종 건수가 하루 최대 443만5000건에 달했던 4월초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수치다.

반면 확진자 수는 급증세다. CDC가 이날 발표한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6만6606명으로 전주 대비 64.1% 증가했다. 아직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1월 정점(25만4063명)의 26.21%에 불과하지만 지난달 19일(1만1483명) 대비로는 6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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