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선주자 간담회서 “부정선거”…하태경 “괴담성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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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7-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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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첫 간담회서 ‘부정선거 특검’ 주장

  • 당 일각 “당을 퇴행시키는 패악질…바람직하지 않은 전략”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나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에서 열린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통해 하루 빨리 국민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흰색인 투표 용지의 끝부분이 배춧잎처럼 녹색 물이 든 투표용지가 다수 나왔다. 사전투표 용지는 롤 형식으로 돼 있는데, 모두 다 빳빳했다. 제가 질문을 했는데 대법원도 선거관리위원회도 아무 말이 없다. 이 논란이 지속되면 피해자는 국민이 되는 거다.”

29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들의 첫 간담회가 지난 총선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졌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난데없이 지난달 28일 있었던 대법원의 인천 연수을 지역구 재검표를 언급하며 이렇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황 전 대표는 “부정선거가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도 의미가 없다”며 “바닥부터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특검을 제안했는데, 당 대표도 잘 생각해서 다음 선거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해줬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모두 모인 첫 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돌출발언에 즉각 반발이 나왔다. 중도 외연 확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태경 의원은 “황 전 대표가 말하는 건 굉장히 왜곡이 심한 괴담성의 의혹들”이라며 “선거 불복 정당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니 논란이 안 될 수 있게 당에서 공식 입장을 결정해주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황당하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오래된 프레임으로 이번 대선에 임해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며 “어떤 전략인지 알 거 같지만 당을 위해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을 퇴행시키는 패악질, 시대착오적 구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 전 대표의 지휘로 치른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103석의 궤멸적 패배를 당했다. 황 전 대표 시기 당의 우클릭과 극심했던 공천 잡음 때문이다.

한때 대선주자 선호도 범야권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군소주자’로 전락한 황 전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어필하기 위해 ‘부정선거’ 이슈를 꺼내들었단 비판이 나온다. 또한 총선 패배에 대한 본인의 책임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당 관계자는 “극성 지지층에 어필해 4등이라도 하려는 전략 아니겠느냐”며 “총선을 망쳤으면 됐지, 대선 판에까지 X물을 뿌려서 되겠나”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 간 어떤 사안에 대한 이견을 당 지도부나 경선준비위, 또는 선거관리위에서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내리는 거 자체가 위험한 부분”이라며 “그런 부분이야말로 후보 간 상호 토론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만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제 개인의 생각은 국민이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총선 직후 부정선거 주장을 하는 당내 일부 세력들과 강하게 맞서 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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