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으로 라이더 혹사 금지" 中 음식배달업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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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7-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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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배달 라이더 권익 보호 강화해 사회 안정 목표

  • 수익성 악화 예상에...메이퇀.알리바바 주가 연일 '휘청'

[사진=메이퇀]

중국 정부가 자국 플랫폼 기업들을 상대로 연이어 강공책을 꺼내 들고 있다.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 사교육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이번엔 음식 배달 플랫폼 기업을 정조준했다. 

26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지성 등에 따르면 이날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시장총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7개 정부 기관은 공동으로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의 배달원 권익 보호를 위한 지도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여러 방면에서 음식 배달원, 이른바 라이더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해 사회 안정을 수호하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준으로 한 심사 금지 △주문량, 정시율, 배송 시간의 합리적 설정을 통한 노동 강도 완화 △라이더 사회보험 가입 의무화 △라이더 평균 임금 인상 △대기 장소 등 근무 환경 개선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모든 라이더의 사회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다. 그간 대다수 라이더들은 음식 배달 플랫폼에서 '외주'로 고용돼 있어 고용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의견에 따라 앞으로 음식 배달 플랫폼들은 직접 고용한 라이더뿐만 아니라 외부 라이더도 사회 보험에 가입시켜야 한다. 또 다양한 상업용 보험 보장 방안을 제공해 이들의 보장 수준을 높이도록 했다. 

현재 중국 음식 배달 시장은 사실상 메이퇀이 독점하고 있다. 메이퇀이 2010년 출범한 이후 초반에는 메이퇀과 알리바바의 어러머(餓了麽)의 양강 체제가 형성됐지만 점차 어러머가 뒤쳐졌다. 현재 메이퇀과 어러머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60%, 35%에 달한다. 

시장총국은 이날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메이퇀·어러머를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통제받는 라이더가 직면한 열악한 노동 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알고리즘의 포로', '과로사에 직면한 라이더'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음식 배달 플랫폼은 배달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라이더에 일감을 배분한다. 배달 건수가 많을수록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직업 특성상 이들은 플랫폼에서 정한 배달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과속, 신호 위반 등을 서슴지 않는다.

이에 중국 당국은 라이더의 처우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5월에도 당국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관계자를 소환해 운송데이터 독점, 요금체계 조작과 함께 플랫폼 소속 노동자 이익을 침해했다며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의 규제가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메이퇀과 어러머의 매출에서 배달원 임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지침 시행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홍콩거래소에서 메이퇀의 주가는 14% 가까이 급락하며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알리바바 역시 이날 6.38% 미끄러졌다. 

이튿날(27일)에도 이들 기업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27일 오후 2시(현지시간) 메이퇀과 알리바바의 주가는 각각 12.39%, 5.21% 낙폭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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