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말레이시아 섬유업계, 50만명 이상 실업위기... 코로나 장기화로 조업제한에 타격

[소매점 영업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쇼핑몰. =슬랑오르주 (사진=NNA)]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말레이시아의 섬유·의류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 조업제한 조치 장기화로 생산이 불안정해진 결과, 지난해 섬유제품 수출액은 대폭 감소했다. 현지에서 생산시설을 철수하는 외국계 기업도 나오고 있으며, 그에 따른 여파로 폐업과 사업축소에 나서는 중소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대로 계속 조업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관련업계를 비롯해 5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패션텍스타일어페럴연맹(FMFTA)의 추산으로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조업제한 조치로 섬유·의류업계는 하루 1억 6300만링깃(약 43억엔)의 피해를 입고 있다. 탄 티안포 회장은 조업제한 장기화로 사업존속이 어려워진 기업이 많이 늘었으며, "서프라이 체인 전체에서 약 50만명이 실업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며 낙담했다.

이 연맹에 의하며,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외국계 섬유·의류기업 4개사가 말레이시아 공장을 폐쇄, 총 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 여파로 지난해 3월 이후 말레이시아의 섬유·의류기업의 15%가 사업을 중단했으며, 폐업 및 사업축소로 발생한 실업자는 1만 5000명에 이른다. 현금유동성 악화와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 등으로 추가로 30%의 기업이 존폐기로에 서 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의 섬유·의류업계는 1970년대부터 유럽과 북미, 터키 등에 제품을 활발하게 수출하는 등 말레이시아의 수출분야를 견인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한 조업제한으로 생산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말레이시아 기업과의 거래를 기피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으며, 지난해 섬유제품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210억링깃까지 하락했다. 납품기일을 지키지 못해 소송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탄 회장은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주를 할 수 없다. 이대로 가면 당장의 주문에 대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나라에 고객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코로나 사태에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단계를 4단계로 제시한 '국가회복계획'에는 섬유·의류업계가 조업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은 3단계 이후로 규정되어 있다. 3단계로 이행은 9~10월경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탄 회장은 "2단계에서도 조업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클란탄주, 트렝가누주, 파항주, 페락주, 프를리스주, 피낭주, 사바주, 사라왁주 등 8개주가 국가부흥계획 1단계(록다운에 해당)에서 2단계로 진입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8월 초에는 전국적으로 2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낸 바 있다.

■ 소매업도 위기
섬유·의류업계보다 하부에 위치한 소매업도 마찬가지로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테일 그룹 말레이시아(RGM)의 탄 하이신 사장은 "(영업이 대폭 제한되는) 소매업자는 온라인 판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인건비나 경비를 보전할만큼 매출이 오르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국가부흥계획 1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도권에서는 식품과 일용품 등 생필품을 판매하는 매장만 영업이 가능하며, 의류판매점 영업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수도권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계 백화점에 대해, 의류매장을 비롯한 전체 매장의 영업을 전면 허용했으나, 시민들의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소매점의 영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은 국가부흥계획이 3단계까지 이행된 이후이며, 이는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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