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KT 메타버스 '이프랜드' 해보니…향후 콘텐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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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7-1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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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랜드 포스터. [사진=SKT 제공]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사이에서 메타버스가 새로운 소통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며 산업 영역 전반에 메타버스가 확산하고 있다. 선거 유세도 메타버스에서 하는 세상이다. 이에 SKT는 지난 14일 5G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히며 '이프랜드'를 론칭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이란 뜻의 그리스어 접두사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가리키는 단어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이 섞인 공간으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해 온라인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거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더해져 가상 공간을 만들어낸다.
 

아바타 꾸미기. [사진=이프랜드 캡쳐]

17일 현재 서비스 중인 이프랜드 애플리케이션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아바타를 만드는 화면이 나온다. 자동 생성된 '방구석바나나'같은 이름으로 닉네임을 정하고 성별, 헤어스타일, 코스튬 등 800여종의 옵션을 선택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회의, 발표 용도 사용을 고려한 것인지 단정한 느낌의 비즈니스 의상 항목이 별도로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홍학 튜브를 탄 의상을 입고 선글라스를 썼다. 현실에서 하기 힘든 화려한 염색 머리도 장착했다.

아바타 꾸미기를 완료하면 일종의 채팅방 같은 메타버스 룸 '밋업' 목록이 나온다. 메타버스 클럽, 명상, 영화제 미리 보기 등 다양한 밋업이 열려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라 참여 인원은 적으나, 다채로운 콘텐츠가 흥미를 끌었다.
 

이프랜드 속 메타버스 클럽에서 아바타들이 춤추고 있다. [사진=이프랜드 캡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메타버스 클럽에 들어갔다. 메타버스 속에서라면 코로나19 걱정 없이 춤을 출 수 있다. 화려한 조명이 번쩍거리고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클럽 배경에서 노래에 맞춰 아바타를 조작했다. 감정 표현 동작은 총 66종이 마련돼있는데, 춤추는 동작은 약 9개가 있다.

다음으로는 명상 밋업에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이 깔리며 명상 훈련 동영상 강의가 재생되고 있었다. 부천영화제 미리 보기에서는 예고편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이프랜드는 최근 비대면 회의, 발표 등이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를 고려해 메타버스 룸 내에서 문서, 동영상 등을 스크린을 통해 공유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밋업 내에 각종 문서를 공유해놓은 이용자들도 보였다. 명상, 영화제 룸도 이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줌, 구글 미트 등 화상회의 플랫폼이 보편화한 상황에서 이프랜드로 회의할만한 이점은 크지 않아 보인다. 기존 화상회의 플랫폼과 비교하면 색다르게 느껴지지만 이프랜드는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PDF, MP4로 공유 가능한 파일 형식이 한정된 점도 아쉽다. 직장인이 자주 쓰는 워드, 파워포인트 등은 현재 쓸 수 없다. 
 

밋업에서 공유한 1분 스트레칭 동영상을 이프랜드 이용자들이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프랜드 캡쳐]

화면 오른쪽 아래의 '+' 아이콘을 누르면 밋업을 생성할 수 있다. 카페, 펍, 교실, 거실 등 일상 공간부터 카카오 캐릭터나 카트라이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게임 배경을 적용한 공간도 있다. 공간마다 디자인은 정해져 있지만, 바닥과 벽지 색상 등은 취향대로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기본적인 공간만 제공돼 의자에 앉거나, 공간 내부를 걸어 다니는 정도의 활동만 할 수 있다. SKT는 향후 콘서트, 팬미팅, OX 퀴즈룸 등 체험형 콘텐츠를 운영할 방침이다.

음성보다는 문자 채팅을 선호하는 30대 기자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음성 채팅 기능을 활용해 아이엠그라운드, 술래잡기 등 자체적으로 놀이 문화를 만들어 즐기는 이용자들이 보였다. 신청 곡을 받아 노래를 불러주는 이용자도 목격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경을 적용한 밋업 룸. [사진=이프랜드 캡쳐]

현재 국내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다. 지난해 연말 기준 전 세계 이용자 수는 2억명에 달한다. 그에 비하면 SKT의 이프랜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전문가들은 이프랜드의 경쟁력을 기업 간 거래(B2B)용으로 활용이 간편하다는 점을 꼽는다. 규모로만 따진다면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페토 팬미팅에 3000만명이 몰렸을 만큼 대규모 인원도 수용할 수 있는 제페토가 우위다. 그러나 B2B용도의 방을 개설하는 절차가 쉽지 않다. 개인은 최대 16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방을 열 수 있다. 반면 이프랜드는 누구나 즉석에서 130명 규모의 방을 열 수 있으니 강연, 설명회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SKT는 향후 수용 인원을 지속해서 확대해 수백명이 참여하는 규모의 대형 콘퍼런스도 소화하게 할 방침이다.

아직 서비스를 시작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프랜드에서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놀이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SKT는 "앞으로 이프랜드 내에서 이용자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메타버스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고연전도 이프랜드에서 열린다고 한다. SKT가 제공할 각종 콘텐츠와 결합한 이프랜드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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