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논의도 시작된 '게임 셧다운제 폐지론'…"청소년 건강권 침해"라는 반대도 커

안동현 기자입력 : 2021-07-14 06:00

마인크래프트는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다. [사진=유튜브 채널 '대한민국청와대']


‘게임셧다운제’ 폐지를 두고 국회의 논의가 시작됐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 이유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만 게임셧다운제 폐지법안이 총 3건 발의된 데 이어, 13일에는 관련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하지만 셧다운제 폐지는 청소년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반대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오래 전부터 진행되던 논의가 최근 불붙기 시작한 것은 마인크래프트라는 ‘초통령게임’ 때문이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이용자가 스스로 코딩을 통해 자기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게임으로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데 게임 운영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셧다운제를 이유로 게임을 성인용으로 전환하겠다고 했고, 이를 계기로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불붙기 시작한 것.

게임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셧다운제가 △청소년과 부모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청소년의 수면시간을 늘리지도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셧다운제의 입법 과정에 참여한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셧다운제 폐지를 강하게 반대했다.
 
‘셧다운제’, ‘수면권 보호’에 실효성 없다?

7월 2일 셧다운제 폐지 청와대 청원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청소년보호법 26조를 폐지하는 개정안을 냈다. 26조 1항은 “인터넷게임의 제공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법안은 2011년 청소년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목적으로 제정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16세 미만의 청소년의 새벽 게임은 강제로 종료된다.

이어 전 의원은 개정안을 내면서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게임중독 방지와 수면권 보호라는 입법 취지와 달리 제대로 된 효과 없이 산업 분야 위축과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야기한 대표적인 악성 규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게임셧다운제는 16세 미만에게만 적용되는 법안이고, 이 또래의 청소년들에게는 수면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면서 “밤 12시 이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게 수면권 보호에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나아가 권 소장은 “실제 학교에서 셧다운제에 대해 토론회를 열었는데 예상과 달리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폐지를 반대했다”며 새벽 시간 동안 게임을 금지하는 것이 게임 레벨을 올리기 위한 경쟁을 동시에 규제하는 효과가 있고, 이를 경쟁의 당사자인 청소년들도 원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게임 이용 규제는 ‘부모의 자율권’ 침해? ‘게임 산업 저하’의 원인?
게임셧다운제의 또 다른 폐지 근거는 게임 이용시간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청소년 또는 부모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13일 허은하 의원은 게임셧다운제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 “게임셧다운제는 실효성이 없다. 천편일률적인 규제로 청소년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권 소장은 청소년의 건강권을 위해 현행법은 학원 운영시간을 제한하기도 한다며, "새벽 넘어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도록 부모가 선택하는 것은 아동 방임이지 부모의 자율적인 선택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권 소장은 2011년 게임셧다운제가 입법될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나 교사가 강력히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소장은 셧다운제가 게임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일각의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법 당시 게임산업의 강한 반대로 원래 청소년의 보호연령인 19세가 아니라 16세 미만에만 셧다운제가 적용되기로 조정됐다. 16세 미만의 새벽 게임 이용률은 4%도 안 된다”면서 4% 수치 때문에 게임산업이 후퇴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한편 게임셧다운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여가부는 “마인크래프트 논란과 별개로 2014년부터 셧다운제 개선을 계속 검토해왔다”며 “청소년 보호제도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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