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중통사 갈무리]
최근 들어 홍콩 증시가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규제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커지는 만큼 홍콩 증시가 당분간 조정장을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8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89% 하락한 2만7153.1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넉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밤 홍콩 증시 장외 거래에서도 장중 2만7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항셍지수가 3만까지 육박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최근 2주 사이에 7.3%나 떨어진 것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의 주가를 반영한 국유기업지수(HSCEI, H주지수)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주의 주가를 반영한 항셍테크지수(HSTECH) 역시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국유기업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22% 내린 9822.56포인트로 마감했고, 항셍테크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71% 떨어진 7321.98포인트로 장을 마쳐, 2월 26일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홍콩에 상장된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투매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홍콩 증시는 9일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빅테크 규제 리스크 여파로 당분간 홍콩 증시가 조정장을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 추이 [자료=홍콩명보 정리]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궈자야오 정용금융 부총재는 "홍콩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장중 한때 250일 이동평균선(2만7112선)에 가까워졌다"며 "인터넷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리·감독이 계속되면서 신경제 관련주 투매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심리적 경계선인 2만7000선 밑으로 주저앉지는 않겠지만, 단기적 변동성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홍콩 증시의 변동성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 규제 정책에 대한 우려로 지수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빅테크들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시스템적 리스크로 커질 가능성이 작다는 설명이다.
중신은행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며 "현재 홍콩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렴하지만 본토 투자자들은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로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의 밸류에이션 역시 최저점에 근접해 있다고 했다. 그만큼 인터넷 공룡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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