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新유가전쟁 우려 커진다…고유가·친환경 딜레마에 빠진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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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7-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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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UAE 대립 속 OPEC+ 뷴열 우려↑

  • 급등이냐 급락이냐…유가 불확실성 확대

  • 高유가에 민감한 바이든, OPEC 문제 개입

  • 백악관 '증산 촉구', 기후변화 기조 엇박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간 갈등이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주요 산유국이 감산 규모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원유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해 단기적으로 유가 추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두 거대 산유국의 갈등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간 유지됐던 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 간 공조 체제를 무너뜨리고, 이것이 유가 급락을 연출할 거란 전망도 존재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진=AFP·연합뉴스]


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77달러에 근접하며 2014년 11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가 하락세로 전환해 전 거래일 대비 2.4% 급락한 73.97달러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가(월가)에선 사우디와 UAE 간 갈등이 OPEC발(發) 새로운 유가 전쟁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OPEC+의 새로운 가격 전쟁 위협을 더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고, 크레디트스위스(CS)도 사우디와 UAE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난해 3월 나타났던 '유가 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분석가는 러시아 주도로 각 산유국의 무분별한 증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3월 OPEC+ 감산 합의 불발 이후 사우디, 러시아가 증산 경쟁에 나섰다. 여기에 UAE까지 합류하면서 국제유가는 당시 연초 대비 절반가량으로 추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주요 산유국의 유가전쟁 재발 우려가 커지는 사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와 UAE 간 갈등 해결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주요 산유국 증산에 매번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감산을 촉구했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OPEC의 행보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CNN은 설명했다.

OPEC+가 지난 1일과 2일 두 차례 회동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5일에 예정됐던 3차 회의가 돌연 취소되자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OPEC+ 산유국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특히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와 UAE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 국가와 각각 고위급 대화를 해왔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키 대변인은 "우리(미국)는 (OPEC+) 회담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지난 주말 및 이번 주에 사우디, UAE, 기타 관련 파트너들과 여러 차례 고위급 대화를 해왔다"며 "(미국) 정부 관료들은 관련 정부들과 (OPEC+ 내에서) (원유) 증산이 진행될 수 있는 절충적 해법을 촉구하기 위해 관여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OPEC 협상 과정에 수차례에 걸쳐 강한 비판 어조의 목소리를 낸 것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공식 출범 이후 OPEC+ 협상에 개입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백악관의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고 판단했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의 태세 전환 배경을 최근 세계 경제 위협 요인으로 꼽히는 급격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꼽았다. 원자재 특히 국제유가 급등은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인플레이션'과 직결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되살린 미국 경제성장 속도가 고(高)유가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제동이 걸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OPEC+ 문제에 개입하려고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또는 적극적으로 개입할지는 불확실하다. 치솟는 유가를 잡으려면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을 늘려 시장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석유 등과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AGF인베스트먼츠의 그렉 발리에르(Greg Valliere) 수석 미국 정책 전략가는 "바이든이 더 많은 원유 생산량을 촉구한다면 환경 보호 단체의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바이든이 (OPEC+ 증산 합의에 대한) 대답을 내놓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CNN에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도 이런 비판 제기 가능성을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및 UAE 정부와 직접 소통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예상하지 못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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