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블라인드] 신한은행 본점 1층에 우체통이 등장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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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7-0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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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느린 우체통'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 등장했다. 본점 1층에 설치된 이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받아볼 수 있다.

이는 신한은행이 7일 창립일을 맞아 실시한 '컬처위크(Culture Week)' 이벤트의 일환이다. 신한은행은 창립일이 있는 매년 7월, 컬처위크라는 이름 하에 기업 문화를 테마로 전 직원이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지난해부터 열고 있다.

올해는 '우리가 꿈꾸는 신한'이라는 주제로 열리는데, 과거의 신한을 돌아보며 미래의 신한을 준비하자는 취지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 밖에도 1층의 일부 공간을 활용해 신한은행의 역사적 순간을 담은 소규모 전시회도 마련됐다.

신한은행의 실제 설립일은 7월 7일이다. 1982년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이 재일동포들과 모은 자본금 250억원으로 출범한 것이 시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공식적으로는 4월 1일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2006년 조흥은행과 합병하면서 현재 신한은행의 토대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두 은행의 합병 등기일인 이날을 통합 기념일로 정한 것이다.

다만 지난 4월 1일 신한은행은 대규모 기념 행사를 생략하고 생일을 조용히 넘겼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행장 및 일부 임직원만 모여 간소하게 통합 기념식을 진행했다. 당시 진 행장은 기념사를 통해 "시선을 높여 고객을 넓게 바라보고 중심을 지키려는 노력을 통해 창립과 통합에 담긴 고객중심의 의미를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지난해에도 진 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기념사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은행권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가뜩이나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은행권은 웬만한 사내 행사는 일정을 취소하고 비대면으로 대체하는 중이다. 지난해 대다수의 시중은행이 별도의 행사 없이 창립 기념일을 보낸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KB국민은행은 2011년부터 매년 개최했던 취업 박람회를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신한은행 역시 매년 1만명 이상의 임직원을 모아 치렀던 종합업적평가대회를 올해 처음으로 온택트 방식으로 열었다.

시중은행들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일부 직원도 있다. 자행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속감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반면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직원들은 반기는 편이다. 시중은행의 한 과장급 직원은 "일반적으로 사내 행사는 형식에 치중하다 보니 자칫 임원들 간의 '그들만의 잔치'가 되기 쉽상"이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은행도 빠르게 발맞춰야 MZ세대를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1층에 설치된 우체통. [사진=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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