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10년, 일본 제치고 EU시장 선점...상품무역 연평균 1.9%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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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7-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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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연합(EU)의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기업들이 관세 혜택을 통해 EU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FTA는 EU 시장을 둔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1년 7월 1일 한-EU FTA 발효 이후 양자 간 상품무역은 연평균 1.9%가 증가했다. 서비스무역의 경우는 연평균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무역과 관련해 한국은 발효 10년인 현재 전체 품목의 98.1%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EU와 FTA를 체결한 국가다. 일본이 2019년 2월로 뒤늦게 EU에 시장을 개방했으며, 싱가포르(2019년 11월), 베트남(2020년 8월)이 뒤를 이었다.

빠른 시장 선점은 우리 기업들이 EU의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도록 했다. 한-EU FTA 발효 이후 9년간 EU의 대(對)한국 수입은 연평균 0.8%가 증가했으나, 대일본 수입은 1.1%가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한국은 EU 역외국 수입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지킨 반면, 일본은 3.9%에서 3.2%로 축소됐다.

한-EU FTA 체결에 따른 수혜는 특히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에 집중됐다.

2019년 기준 우리 기업의 대EU 자동차 수출액은 84억 달러로 201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2015년 1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26억 달러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은 지난해 기준 2억5000만 달러로 2012년 대비 1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FTA 발효와 함께 즉시 철폐돼 한국 자동차 생산 법인의 진출이 수월해진 덕이다.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는 지난해 2월부터 리튬이온에 대한 무관세가 적용됐다. 

FTA 발효 이후 화학제품 수출도 크게 확대됐다. 대EU 화학제품 수출은 연평균 19.2%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대EU 양극재 수출액은 8억5500만 달러로 2017년 1100만 달러와 비교해 78배나 증가했다.

한-EU FTA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입처 다변화에도 기여했다.

2010년 한국의 대일본 소부장 수입 비중은 32.6%에서 지난해 기준 20.8%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EU 소부장 수입 비중은 10.1%에서 13.6%로 늘었다.

이 밖에 반도체, 가전, 농수산물에 대한 대EU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홍정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EU가 환경·인권 기준을 높이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데 이 또한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이 EU와 FTA를 체결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발효 10년 차에 이르러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한-EU FTA를 더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지난 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EU FTA 1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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