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흥건설 묵직한 입찰가, 매각 제안 수용 '명분' 제공
  • KDB인베, '성공적' 첫 엑시트 공산 커져
중흥건설이 묵직한 입찰가격으로 KDB인베스트먼트(이하 KDBI)에 대우건설 매각 제안을 수용할 명분을 제공했다. 이로써 화제성 대신 신중함을 선택한 KDBI의 첫 번째 투자금 회수(Exit) 전략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인수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유력해졌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 M&A실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은 지난 25일 구속력 있는 입찰 제안(Binding Offer)를 받았는데,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에 매각되는 대상은 KDBI가 보유한 대우건설의 지분 50.75%로, 중흥건설은 인수가액으로 약 2조3000억원을 제안했다. 이는 또 다른 입찰 주체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5000억원가량 높은 수준이며 아울러 시장이 예상했던 가격 2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또한 경영권 프리미엄도 상당히 인정한 가격이다. 현재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이 3조4000억~3조6000억원임을 고려할 때, 중흥건설의 입찰가격 2조3000억원은 30~4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셈이다.

달리 말하면 대우건설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우건설 경영권을 얻기 위해 충분한 웃돈을 지불했다는 의미다. 이번 매각전은 본입찰이 아닌 구속력 있는 제안을 받는 과정이다 보니 KDBI는 언제든 매각 철회란 카드를 꺼낼 수 있었다. 그래서 얼마나 KDBI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가격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했다.

또한 중흥건설은 거래 완결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인수·합병(M&A) 거래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대우건설 M&A의 거래 구조(Deal Structure)상 특히 딜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른바 '호반 트라우마' 때문이다. 2017~2018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매각하려고 했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빅베스(일시적 손실 인식)를 이유로 갑자기 M&A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중흥건설의 자금 동원력과 인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공시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7789억원이다. 여기에 인수금융을 KB증권으로부터 제공받기로 하며 자금 조달 준비는 마쳤다. 게다가 중흥건설의 지난 3년 평균 당기순이익은 6004억원으로 자체 실적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중흥그룹의 오너 역시 강력한 인수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3년 안에 대기업 인수를 통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며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는 대우건설 등 해외 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정황들을 감안하면 KDBI가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 중흥건설에 대우건설을 매각할 경우,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공적인 매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나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KDBI의 첫 번째 투자금 회수(Exit)라는 상징성도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중흥건설이 제시한 2조3000억원은 KDBI의 요구를 거의 맞춘 수준"이라면서 "중흥건설이 KDBI에 명분을 줬으니 KDBI가 화답할 차례"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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