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정유사업의 틀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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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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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사장)의 취임 2년 반, GS칼텍스는 정유사업의 틀을 바꿔 선두에 서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와 함께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정유업계였지만 허 대표는 내실을 다짐과 동시에 세계적인 탄소중립 요구에도 적극 응하고 있다.

유력한 차기 GS그룹 총수 후보이기도 한 그는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있어 현대차그룹,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세계 주요 석유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동반상승 효과를 꾀하면서 재계 인사 간 관계 다지기에도 힘쓰는 중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 기업과의 관계다지기...원유 공급 안정화 성과
허 대표는 정유사업 안정성 강화를 위해 세계 주요 석유기업들과의 손 잡았다.

지난 3월 29일 GS칼텍스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아드녹스(ADNOC)와 세계 최대 거래소 그룹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 글로벌 에너지기업들과 함께 ICE 아부다비 선물거래소(IFAD)를 출범했다.

아부다비에 생산되는 머반 원유를 취급하는 IFAD는 주식 시장과 유사하게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가격에 따라 원유 가격이 확정된다. 업계는 기존에 원유 가격을 산유국이 결정해 발표하던 방식에서 거래소 실시간 거래로 변경됨에 따라 가격 투명성이 한층 높아지고, 안정적인 원유 수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세계 원유시장에서 수요 우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허 대표의 IFAD 출범 참여는 신의 한수로 평가된다.

주유소 사업에 있어서는 전기차 충전은 물론 공유오피스, 근린생활시설이 포함된 미래형 복합시설을 제시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 30일 서울역 인근의 GS칼텍스 역전주유소 부지에 13층 규모의 상업용 복합시설 ‘에너지플러스 서울로’를 짓는 착공식을 열었다.

에너지플러스는 도보 고객의 접근이 용이한 2~4층은 인근 공원의 녹지를 이어받는다는 개념을 담은 ‘도시거실’로 설계했다. 옥상에는 하늘정원을 조성한다. 다양한 유통매장도 들여 고객들에 휴식과 편의를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에너지플러스 브랜드가 적용되는 사업영역은 △기존 주유소 모델을 탈피한 미래형 주유소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복합개발 △GS칼텍스 고객에게 특화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모바일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등이다.

허 대표가 구상하는 미래 주유소는 기름을 넣는 곳을 넘어 새로운 생활공간이다. 그는 2020년 11월18일 서울 서초구의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에서 열린 에너지플러스 브랜드 출시행사에서 “고객이 차량의 에너지뿐만 아니라 삶의 에너지도 함께 플러스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서비스를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정유업계 최초로 정유사업을 들고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에 참여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지난 1월 11일 열린 ‘CES 2021’에 참여해 드론을 활용한 물류 실증사업, 복합서비스공간으로 재 탄생한 주유소 등의 미래 사업을 소개했다.
허세홍의 '탄소중립' 키워드는 '수소·재활용'
정유업계의 최대 숙제는 화석연료를 주력으로 하는 사업을 영위하면서 어떻게 탄소중립을 실현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허 대표는 탄소중립 원유와 수소 가치사슬, 플라스틱 순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7일 GS칼텍스는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원유 인증을 획득한 스웨덴 에너지기업 룬딘(Lundin Energy)사의 노르웨이 요한 스베드럽(Johan Sverdrup) 해상유전에서 생산된 탄소중립(Carbon Neutral) 원유 200만 배럴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GS칼텍스의 일일 최대 원유 처리량은 80만 배럴로, 이번 노르웨이산 탄소중립 원유 200만 배럴은 3일 처리량 정도의 물량이지만, 국내 에너지기업 중 최초로 탄소중립 원유를 도입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허 사장은 “회사의 친환경 경영활동을 확대하려는 노력에 발맞춰, 세계 최초 탄소중립 원유인증을 받은 룬딘사의 탄소중립 원유를 국내에 선제적으로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기업시민으로서 다양한 친환경 리더십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에코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여수공장 생산시설 가동을 위한 연료인 저유황 중유(Low Sulfur Fuel Oil)를 공정 개선작업을 통해 동일한 열량에도 저유황 중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로 전량 대체 했다. 중유는 테라줄(TJ:Terajoule=에너지 단위) 당 약 76톤(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천연가스는 56t으로 74%에 불과하다.

수소 가치사슬 구축을 위해서는 현대차그룹과 손잡았다. GS칼텍스는 2019년 친환경차 관련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기아와 손을 잡았다.

기아와는 GS칼텍스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대상으로 △간편결제서비스 도입 △기아차 멤버십 ‘레드멤버스’ 제휴 △충전, 세차, 정비 통합 패키지상품 출시 등 전기차 관련 기술과 마케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와도 손잡고 서울 강동구 직영주유소를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내놨다. 이 사업은 2020년 5월 28일 ‘H강동 수소충전소 GS칼텍스’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본격화했다. 이 충전소는 하루 70대가량의 수소차를 완전충전할 수 있다.

허 사장은 GS칼텍스와 현대차그룹의 관계를 단순히 차량 연료공급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관련사업 전반으로 넓히기 위해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GS칼텍스와 현대차그룹이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GS칼텍스와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로 데이터를 개방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협업을 통해 매년 플라스틱 공병 100t을 친환경 복합수지로 재활용하고, 이를 다시 화장품 용기 등에 적용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허 대표의 행보는 다른 CEO(최고경영자)보다 특별하다. 차기 GS그룹을 이끌 재목인지를 시험하는 무대기 때문”이라며 “GS칼텍스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다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사진=GS칼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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