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포럼] 문정인 "한·미훈련 중단 北 안 받을 경우 文 지지율 떨어질 것... 남북 먼저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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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김해원 기자
입력 2021-06-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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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훈련 중단, 北 안 받으면 말짱 소용 없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2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의 '한·소정상회담과 세계평화의 섬 제주'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주포럼 제공]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25일 "북·미 간의 만남보다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의 만남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꺼낼 경우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이사장은 이날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16회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우리 정부가 제기한다고 해도 북한에서 안 받으면 말짱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이사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대화"라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다 내놓는 것은 좋은데, 만약 북한에서 안 받을 경우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훅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이사장은 "미국보다 남북이 먼저 만나야 한다"며 "북에서 나와서 예측 가능하게 조율이 돼 있어야 하는데, 2018년처럼 비공식적으로 남북대화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남북 정상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약 세 차례의 대화를 진행했고 그 결과 판문점 선언(2018년 4월 27일)과 평양 공동선언(2018년 9월 19일)이라는 결실을 만들었다. 

문 이사장은 남북 간의 대화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북·미 대화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 대화한다고 나갔다가 아무것도 안 되면 그것도 하노이식으로 낭패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조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결정된 한·미워킹그룹 종료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끄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 이사장은 "워킹그룹 폐지만 갖고는 북한에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라며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미 간의 완전한 조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워킹그룹이라고 하는 그 제도 자체는 없을 수 있지만 미국의 독자제재,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제외에도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미 간에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도 당장 실시할 수 있는 제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문 이사장은 "이것도 북한이 대화에 나와야 가능하다"라며 "백신 지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북한도 우리가 백신을 지원 못 하는 것을 알고 있고, 국민 정서도 절반 정도는 백신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과 밀착 외교를 펼치면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 '비핵화 역할론'에 대해서는 "북한이 중국의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이 협력을 하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중 패권경쟁도 있지만 북한 핵문제는 미·중 사이 협력을 하기로 했으니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기회를 연이어 차단하는 가운데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대중밀착은 미국을 압박하고, 한·미 연합훈련 폐지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미·중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북핵 문제를 지렛대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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