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아메리카까지…'동남아 아마존' 씨 폭발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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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6-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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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최대 IT 그룹인 씨(Sea Limited·SE)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씨 그룹의 주가는 280.8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196.06달러에 비해 무려 4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지난 18일 주가는 282.49달러까지 높아지면서 일본 소프트뱅크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씨 그룹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동남아 역내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씨 그룹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최근 씨 그룹이 남미 진출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장에서 투자금도 밀려오고 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온라인 상거래 폭발적이지만, 경쟁도 치열

씨 그룹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모바일 게임 프리 파이어의 엄청난 성공과 디지털 결제 서비스 씨 머니의 급속한 확장은 씨 그룹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시킹알파는 최근 보도했다.

최근 3년간의 씨 그룹의 연평균 성장률은 125%에 달한다.

씨 그룹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매출의 절반을 창출했다. 매출의 45%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게임) 사업이 차지했고, 나머지 5%는 핀테크 사업에서 얻었다. 씨 그룹의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수입이 각각 160%와 78% 급증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101% 증가한 44억 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씨 그룹의 매출 증가율은 올해에도 9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씨 그룹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1분기 매출액이 9억1300만 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1년 사이 두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씨 그룹의 성장을 떠받친 축 중 하나인 쇼피의 성장은 향후 몇 년 간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의 전망에 따르면 2025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 중 44%가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는 특히 인도네시아(47.9%), 싱가포르(57.5%)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의 연구원인 콴 야오 페는 라이브스트리밍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소셜커머스, 왓츠앱, 바이버와 같은 채팅앱들이 이같은 경향을 이끌리라 전망했다.

특히 인구가 많으며, 최근 인터넷 보급률이 급격히 높아진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구글, 테마섹,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공동으로 제작한 'e-Conomy SEA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인터넷 경제 규모는 4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19년 대비 11% 늘어난 것이다. 이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인근 동남아시아 6개국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성장 속도 측면에서도 베트남과 같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지속해서 두 자릿수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고젝과 합병을 발표한 토코피디아가 가장 강력한 적수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프라이스(i-Price)에 따르면 토코피디아는 2021년 1분기 기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를 기록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쇼피는 2019년 4분기부터 토코피디아에 밀려 2위로 밀려났다.

쇼피는 여전히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고젝과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토코피디아를 다시 넘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동남아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쇼피는 이제 진출 시장 확대를 통해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남미로의 사업 확장이 그것이다.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미 진출했던 쇼피는 기세를 몰아 이달 초 칠레와 콜롬비아에서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내놓았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쇼피는 앞으로도 씨 그룹 성장에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라틴아메리카로의 진출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게다가 동남아시아는 기존의 기업뿐만 아니라 쿠팡과 같은 다른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씨 머니(Sea Money) 가세

씨 그룹의 출발점이기도 한 가레나(Garena) 역시 코로나19 확산 속 씨 그룹의 고속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가레나의 월간 활성화 사용자수는 4억2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것이다. 1분기 유료결제 이용자수는 35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 흥행을 이끄는 게임들의 퍼블리셔 역할을 맡으면서 매출 성장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

가레나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리파이어의 성공은 씨 그룹의 가치를 크게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씨그룹은 프리파이어를 통해 확장하고자 하는 국가의 고객을 확보하고 이후 쇼피와 디지털 결제서비스인 씨 머니가 진출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분기 동안 프리파이어가 과연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프리파이어의 인기가 시들해질 경우 씨 그룹의 국제적 확장성도 제한될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전망이다.

프리파이어는 가레나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되어가고 있다. 프리파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그만큼 위험요소도 커지고 있다. 가레나 프리파이어는 올해 1분기 북미 모바일 배틀로얄 시장에서 배틀로얄 슈팅게임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가레나 프리 파이어’ 1분기 매출은 1억 달러(약 1121억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보다 약 4.5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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