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없어요” 4차 유행에 베트남 일용직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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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1-06-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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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인 서비스업 실업률 17%↑ 타업종 대비 3배이상 높아

  • 대도시·서비스업 가장 큰 타격...“불안감 증폭에 서민경제 우려”

다오응옥중 베트남 노동부 장관이 18일 열린 세계은행(WB)과의 간담회에서 사회보험 관련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베트남 노동신문 온라인판 캡처]


“벌써 6주째 쉬고 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고향에 내려와, 발병(코로나19 확산)이 사라질 때까지 머무는 것뿐입니다.”

“4차 확산이 시작되면서 업체(청소도우미 중개업체)를 통한 일자리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주변의 친구와 친지들을 통해 1주일에 1~2번 정도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 급감해 당장 아이들의 먹거리가 큰 걱정입니다.”

베트남 내 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베트남 서민경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강화된 가운데 모든 비필수 서비스업이 중지되면서 관련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3일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직의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사도우미, 드라이버(운전) 등 생계형 일자리들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대인 서비스 분야의 근로자 수를 91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호찌민시에서 가사노동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후엔킴(Huyen Kim, 43)씨는 한 달에 약 800만동(약 39만5000원)을 벌어 도시 시내에서 매일 5개 사무실을 청소했지만 지금은 1개 사무실에서 나오는 150만동의 월수입이 전부다. 그는 “지난 1월 3차 확산이 시작된 직후에도 한달가량을 쉬었고 지난 4월부터 4차 확산이 이어지면서 계속해서 일정수입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에 말했다.

차량공유서비스 그랩(Grap)의 드라이버인 투이씨는 택시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농부로 일하기 위해 지난달 북부 고향(푸토)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당장 돈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여기에 농사일을 하면서 머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지난 1년간 요리사, 경비원 등과 같은 일용직 서비스직의 실업률이 약 17%라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 통계에서 밝힌 다른 분야 근로자의 실업률 6.1%에 비해 거의 3배나 더 높은 셈이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부와 각종 서비스업 근로자 근무시간이 2019년보다 24.7% 감소했고 지난해 임금은 26.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대도시 지역이 심각하다. 서비스직 대다수가 도시를 기반으로 몰려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에 따르면 호찌민시에서만 근로자 약 4만2500명 이상이 이번 코로나19의 4차 유행으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동안 시에 등록된 9308개 기업 중 2274개 기업이 문을 닫으며 무더기로 실업자가 나왔다.

베트남통계청(GSO)은 최근 지난 1분기 실업률이 전년대비 0.08% 오른 2.42%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비스 부문 근로자들은 실업 비중에서 20.4%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그 다음으로 가공업, 제조업, 농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인 서비스업 분야의 1분기 월 평균 수입은 630만동(약 31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가 감소했다.

찐화빈(Trinh Hoa Binh) 하노이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베트남 서민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해야 하는 적응력의 필요성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최저임금마저 동결된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자조 섞인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문제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증폭하면서 서민경제가 급격히 침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긴급구호 예비비를 책정해 이번 4차 확산세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서비스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보훈사회부는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에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근로자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7000억동(약 838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지난해처럼 무료쌀나눔, 임대료 지원, 기금확보 등을 통해 시급한 서민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다오응옥중(Dao Ngoc Dung) 노동사회부 장관은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며 “우선 어린이, 여성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 어린이를 위한 국가기금(NFVC)을 발족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금확보를 위해 국내외 조직과 개인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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