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은 베트남, 도전은 계속] "기회의 땅 포기 못해"…유통가, 전략 수정해 공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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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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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층이 절반·성장률 6.8%, 매력적 시장

  • 롯데마트·이마트 사업모델 변경 공격 투자

국내 유통기업들은 베트남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은 분명하지만,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은 인구수가 1억명에 육박하는데, 30세 미만 청년층이 절반을 차지할 만큼 젊은 인구가 많다. 평균 경제성장률이 6.8%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소매시장의 발전 가능성도 높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개혁 정책에 따라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저소득국가에서 중·저소득국가로 진입했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베트남의 1인당 명목 GDP는 2.7배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2700달러에 이르렀다. 세계은행은 2019년 기준 베트남의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약 13%이며, 2026년까지 베트남 인구의 26%가 중산층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기에다 2020년 베트남은 GDP 성장률 2.91%를 기록하며 세계 경제가 팬데믹으로 침체한 가운데 성장을 이룩한 소수 국가 중 하나로 남았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GDP 규모 3430억 달러를 기록하며 아세안에서 경제 4위 국가로 성장했다.

롯데마트 베트남 다낭점. [사진=롯데마트 제공]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본 롯데는 전략을 선회해서라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베트남 시장을 선점해 가겠다는 포부를 20일 밝혔다. 올 하반기 베트남 빈 지역에 추가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에는 하노이·호찌민 등 대도시 중심으로 현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쇼핑몰 형태로 깃발을 꽂았다면,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위성도시에 1000평 내외 중소형 점포를 출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도시에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점, 임대료 부담 등을 감안해서다.

초밥 등 베트남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차별화 상품들을 선보이고,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연계로 온라인 주문에 따른 배송도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1억명가량의 인구 중 90%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50% 이상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롯데마트는 베트남 현지에서 2017년 12월부터 '스피드 엘(SPEED L)'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그랩(Grab)과 협업해 전점에서 그랩의 오토바이 배송 서비스인 '그랩 익스프레스'를 활용,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마트도 현지 기업과 손잡고 2025년까지 10여개의 점포를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4월 20일 현지기업 타코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마트의 베트남 자회사 이마트베트남(E-mart Vietnam Co) 지분 100%를 넘겼다. 타코는 자동차·부동산·농축업·물류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베트남 재계 4위 그룹이다.

계약 내용에는 △이마트베트남이 운영 중이던 고밥점 운영 및 개발 중인 사업 등 지분 100% 인수 △프랜차이즈 모델로 9년간 이마트 브랜드 독점 사용 △이마트의 PB(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베트남 시장 유통 등이 담겼다.

응우옌훙민(Nguyen Hung Minh) 타코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베트남 내 이마트를 현재 1개(고밥점)에서 2025년까지 11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투득 △떤푸 △떠이닌 △고저우 등 부지가 확보된 지역부터 먼저 출점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이에 이마트는 출점 위험 부담은 줄이고 로열티는 물론 PB '노브랜드' 상품 판매에 따른 수익도 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마트가 기대하는 건 '노브랜드'의 베트남 시장 유통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가 올해 작년 대비 20~30% 신장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베트남 내에서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한국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덕분에, 과자 등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인기상품으로는 노브랜드 버터쿠키, 노브랜드 화장솜, 노브랜드 흑미와견, 노브랜드 체다치즈볼, 노브랜드 에어프라이어 등이 꼽힌다. 

GS25도 시장 잠재력에 베팅하기로 했다. 10년 이내에 2500개 매장을 출점한다는 목표다. 국내뿐 아니라 현지 베트남 유통 시장 쟁탈전 역시 치열하다. 일본 유통 대기업 이온그룹은 2013년부터 베트남에 대규모 쇼핑센터를 잇달아 오픈하면서 현재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온그룹은 2025년까지 20개로 점포를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은 2025년까지 슈퍼마켓 300개, 편의점 1만개를 오픈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TV, 컴퓨터 보급을 뛰어넘어 바로 모바일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시장"이라면서 "전자 상거래와 기술의 폭발적 증가, 변화하는 소비자 습관 등이 적용돼 지속적인 시장 점유율이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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