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中 만남 줄줄이 연기…냉전·진전도 없이 멈춘 외교시계

박경은 기자입력 : 2021-06-10 07:44
정의용·왕이, 4월 초 회담 통해 각급 교류 강화 공감대 '차관급 전략대화' 복원 동시에 '2+2 회의' 신설하기로 "협의 중"이라지만...개최 일시·장소·참석자 결정 못 해 "코로나19 지속 유행 상황과 한·중 별도 외교 일정 탓" 일각선 'G2 갈등' 지목..."중국, 한국 신경 쓸 겨를 없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4월 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중 개최 예정이었던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와 외교·국방(2+2) 회의가 하반기로 순연될 전망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미·중 갈등 격화 등으로 한·중 외교당국 간 소통이 후순위로 밀리는 모양새다.

양국이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뒀지만, 외부 요인으로 자칫 소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중 외교당국은 올해 상반기 진행하기로 했던 양국 외교차관 전략대화와 2+2 회의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개최 일시와 장소, 참석자 등을 결정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준비 상황과 관련, "아직 날짜는 잡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 양국의 여타 외교 일정을 봐가며 중국 측과 소통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회의 모두 한국 측에서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할 것"이라며 "중국 쪽에서는 누가 수석대표로 참석할지에 대해서도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또는 중국 어디에서 개최될지 등도 포함해 논의하고 있다"며 "2+2 회의 준비상황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정의용 장관의 지난 4월 초 방중 결과 한·중 양국이 올해 상반기 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와 2+2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당시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만나 대면회담을 하고 양국 간 각종 대화를 통해 교류·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2017년 6월 8차 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던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복원하는 한편, 2+2 회의도 신설하기로 했다.

한국은 그간 미국과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등 우방 국가와만 양국의 외교·국방장관이 모두 참여하는 2+2 회의를 개최해왔다.

중국과도 차관급 전략대화와 2+2 회의를 열기로 약속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후속 논의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애초 4월에만 해도 상반기 중 개최가 가능하다고 봤다"며 "외교 일정이 어느 정도 목표 시점을 정해놔야 추동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상반기 중 개최가 당초 여유 있는 계획은 아니었다"면서 "아무튼 중국 측과 계속 협의는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한·중 간 외교 일정이 차질이 빚어지는 데 대해 나날이 격화하는 미·중 갈등을 꼽기도 한다.

한 외교가 인사는 "중국의 현재 관심사는 오로지 미국으로, 한반도는 관심 밖"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계속 미뤄지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에 대응하는 데 급급해 한국 등 여타 국가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중 예정됐던 시 주석의 방한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개최한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에 시 주석의 답방을 약속했다.

그러나 한·중 외교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시 주석 방한을 미뤄온 끝에 최근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 일정은 목표 시점에 맞춰 추진하려고 하지만, 특히 외교장관·정상급 외교 일정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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