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정용진·이재현·정지선, ‘ESG’ 사활 건 '유통 빅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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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입력 2021-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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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자료=각사 제공]


유통가도 ‘ESG’ 투자에 그룹의 명운을 걸었다.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롯데그룹과 신세계, CJ와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빅4’는 오너가 중심이 돼 일찌감치 ESG 경영을 선포하고, 통큰 투자에 나섰다. 특히 오너 리스크가 심했던 롯데와 CJ의 경우 CEO가 직접 ESG를 진두지휘하는 등 지속가능 경영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8일 유통가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경영’ 강화를 위해 2015년 12월부터 3대 비재무적 성과(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특히 친환경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11월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서 ESG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과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을 잇따라 찾는 등 열의를 보였다.

대표적인 ESG 전략 그룹사인 롯데정밀화학은 그린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지난해 기준 매출액 1조2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까지 5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알미늄도 11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에 2차전지 양극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통해 3대 중점 실천과제인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도 추진한다. 이 밖에 롯데그룹 화학BU는 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벌이고 있다.

롯데는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며 복잡했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도 만들었다.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선 자산규모 3000억원 이상 계열사에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린 신세계’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해왔던 ESG 경영을 체계화하고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신세계와 이마트는 최근 경영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안에서 사회공헌 영역에 국한해 활동하던 ‘사회공헌 위원회’를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영역으로 확대 운영하기 위해 ‘ESG 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이마트의 ESG위원장을 맡은 김연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올해 3월 선임된 이마트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4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에 지구의 날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Plogging)을 했다. 플로깅은 산책하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을 말한다. 정 부회장은 당시 “요즘 화두인 ESG 경영도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게 아니라 작은 실천을 모으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ESG 경영 철학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그간 신규 점포 개점 시 친환경 설계 등을 강화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타임스퀘어점, 경기점, 의정부점,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가 환경부 지정 ‘녹색매장’ 인증을 받았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배상하고, 주당 최저 배당금 2000원을 보장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어 눈길을 모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사업을 통해 나라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창업 이념에 따라 지속가능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친환경 신소재 개발 등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필두로 CJ대한통운의 전기화물차 도입, CJ ENM 커머스 부문 친환경 포장재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지주사를 비롯한 주요 3개 계열사에 대한 ESG거버넌스 구축을 마치고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등 CJ그룹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ESG 통합등급 ‘A’를 받았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6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수에 편입됐다.

CJ그룹은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ESG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이사회 산하에 신설되는 ESG위원회는 ESG 전략과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역시 ESG위원회 도입을 완료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지속가능한 패키징 정책을 수립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전2030’을 선언하며 ESG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ESG 경영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구현하고 그룹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5개 상장사(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현대리바트·현대홈쇼핑·한섬) ESG 평균 등급이 모두 A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ESG 평가에서 평균 이하 낙제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성적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전 상장 계열사와 주요 비상장사에 ESG 각 부문에 대한 분과위원회 담당자를 지정했다. 주 1~2회 회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하며 체계적으로 ESG 경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주요 그룹사인 현대백화점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ESG 추진 협의체’를 신설하고, 부사장급 임원을 협의체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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