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탄소배출권 3기 굴뚝기업들이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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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6-0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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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주고 구매 10%로 확대

  • 연말 배출권 값 폭등 우려

  • 업계 "가격안정 대책 필요"

국내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등 굴뚝사업 업계가 탄소배출권 3기에 따른 배출권 가격 폭등 우려를 제기했다. 재계는 세계적인 경제 회복세로 인해 철강, 석유화학 등의 제품 생산은 수요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지만 배출권 양은 줄어들어 배출권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탄소배출권 3기가 2023년까지 시행된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정부는 1기(2015~2017년)에는 배출권 전량을 무상으로 할당했으며, 2기(2018~2020년)부터는 배출권 중 3%를 유상할당했다. 3기부터는 10%를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3기가 시작된 첫날인 이날 오후 3시 기준 배출권 가격은 전일 대비 9.97% 감소한 t당 1만5350원을 기록 중이다. 배출권 할당이 시작된 첫날인 만큼 당장의 가격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가 끝날 때쯤에는 지난해 4월 최고점이었던 t당 4만1500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우선 줄어든 할당량 대비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최근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 시기 국가 온실가스 배출 반등 전망 및 대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9150만~7억7740만t으로 2019년 대비 최대 10.6%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인 6억6650만~7억650만t보다도 높은 수치다.

백신 상용화 등에 따른 경기회복이 이유다. 실제 국내 제강사와 석유화학 업계는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으로 공장을 풀 가동해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매점매석이 일어날 정도로 철강 수요가 폭등하고 있어 공장을 100% 가동한 상태”라며 “올해는 공장을 완전히 가동해도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도 같은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용품, 위생용품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앞다퉈 증설계획을 내놓고 있다.

반면 3기 배출허용총량은 2기 6억9100만t에서 6억6300만t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배출권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올해 하반기 중간지점을 넘어서게 되면 배출권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올해 안에 최소 3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반해 국내 기업들의 탄소중립 정책은 이제 투자단계이기 때문에 당장 배출권 가격 폭등을 상쇄할 만한 가시적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3기에 들어 탄소배출권이 적용되는 업종도 사실상 학교, 병원, 대중교통을 제외한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배출권 가격 상승이 국민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배출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배출권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지나친 가격 폭등이 없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안전장치를 만들고 기업들이 부족한 배출량을 예상범위 가격에서 구매하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며 “탄소중립 투자도 늘리는 만큼 1~2년만 배출권 가격이 안정되면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사진=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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