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토요일]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1, 조직위원 62%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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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5-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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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던 평일 일과가 끝났습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휴일, ‘Why, 토요일’에서는 한 주간 이슈됐던 주제를 선정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형식은 가볍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게. ‘Why, 토요일’ 시작합니다.
 

[26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진행된 컴업 2021 조직위원회 출범식에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컴업 2021 민간조직위원장을 맡은 안성우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중기부)]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 UP) 2021 조직위원회 출범식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소통‧교류의 장으로 꾸려지는 컴업 2021은 올해로 3년 차입니다.

개인적으로, 조직위 출범식은 세 번째 취재입니다. 1회 차에는 한국에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가 생긴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2회 차는 코로나19라는 장벽을 딛고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도전과제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출범식에서는 “지난번이랑 크게 다르지 않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기업이 모여, 글로벌 행사를 조직하기에 기대치가 높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도 컴업2021 조직위 출범식은 형식, 내용, 사람 모두 재탕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조직위 구성만 봐도 그렇습니다. 컴업2021 조직위는 유독 눈에 익숙한 인물이 많았습니다. 조직위원 한 명 한 명을 놓고 보면 대한민국 스타트업계에서 각자의 입지를 구축한 훌륭한 사람들이지만, 지난해와 유독 겹치는 인사가 많았죠. 계산을 해보니 62%가 동일 소속의 위원이었습니다. 컴업2019 조직위원이 컴업2020에 포함된 비율이 36%였으니 적지 않은 수치입니다.

조직위 구성이 겹치는 이유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안성우 민간 조직위원장(직방 대표)은 “행사 연속성과 지난해 조직위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데 효과적이다”고 말했고, 중기부에서는 “컴업에 애정을 품고 있는 분들이 계속 참여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연속성과 애정도 좋지만, 정부 예산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 스타트업 행사인 만큼 조금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를 표방하면서 조직위원에 외국 스타트업 대표와 투자자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PCO(국제회의전문회사)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예비 창업가‧대학생 등을 포함시킬 수도 있었겠죠.

컴업2021 준비위원회가 부지런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컴업은 매년 개최되기 때문에 연말 행사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준비위원회가 구성됩니다. 준비위에서 조직위원 풀을 모으고, 프로그램 방향성을 고민합니다. 지난 행사 조직위원이 다음 행사 조직위에 지인을 추천하고, 알음알음 지원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 공식적인 공모 절차가 없어 기존 행사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건 옥의 티죠.

중기부 관계자는 “아직 컴업이 (개최한 지 3년차) 초반이고, 연속성 측면에서 기존 조직위원 중 희망하는 분들과 애정을 가진 분들이 계속 참여했다. 올해는 대기업 투자사를 보강하면서 변화를 주기도 했다”며 “조직위원이 보수를 받고 일 하는 것이 아니고, 주업이 있는 상태에서 열정이 필요하기에 많이 교체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컴업이 업계에선 다 알고 있는 행사이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통해 충분히 홍보하고 있어 공식적으로 조직위 공모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스타트업과 컴업을 좋아합니다. 올해도, 내년도 잘 진행되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조직위원은 헌신하는 자리이고, 행사도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컴업은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행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행사 중 하나가 아닌,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치밀한 준비위‧조직위 구성과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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